[한대규의 성공학 개론] "사표를 던지지 말고 출사표를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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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규의 성공학 개론] "사표를 던지지 말고 출사표를 던져라"
  • 김정수 기자
  • 승인 2016.03.01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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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대규(한국전력 강남지사 부장)

[코리아포스트=김정수 기자]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사표는 샐러리맨에게 공포의 대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로망이다. 다시 말해 직장인은 누구나 사표의 유혹을 자주 받는다. 상사의 무자비한 갑질, 끝없는 과중한 업무, 사내와 고객과의 대인관계 갈등, 연말 평가불공정성 등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사표를 제출하고 당당히 걸어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썩소를 짓는다.

물론 행동에 옮겨 사표를 낸 후 더 잘 풀리는 경우도 있고 요즈음은 전직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는 감정적으로 흥분한 상태에서 홧김에 내는 사표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일시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사표를 내기 전에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들을 살펴보자.

첫째, 현실과 이상의 갭은 크다. 무지갯빛 꿈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갔던 회사가 잦은 출장과 야근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닐 충동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직장은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하루하루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학창시절 가슴을 뛰게 하는 열정과 꿈을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직장을 통해 단계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현명한 것이다.

둘째, 상사와 대인관계가 문제라면 정면승부로 관계회복에 힘써라. 필자 지인은 상사와 불화 때문에 홧김에 사표를 쓴 후 창업을 하였는데 오히려 신경 쓰이는 상대는 훨씬 더 많더란다. 조직에서는 상사가 많아야 예닐곱 명이다. 분석과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고 자존심만 조금 죽이면 대처가 가능하다.

그런데 조직 외부는 모두가 상사다. 창업을 하여 오너가 되면 종업원들, 단골고객들, 심지어 가족의 눈치까지 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더라는 것이다. 거친 바깥세상에 나와 몸소 체험해야 비로소 조직이 보호해 주는 보호막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된다. 직장인은 내 브랜드가 내 능력과 실력인 것으로 착각하는데 사실은 직장브랜드가 90% 이상이다.

셋째, 낮은 급여와 복지제도 등 처우가 못마땅하다면 자영업을 상상해 보라. 해보지 않으면 자영업자의 피눈물을 모른다. 자영업은 샐러리맨보다 3배를 벌어야 본전인데 얼마 전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 자영업자 평균 1년 순수입이 2000만 원 이하라고 한다.

4인 가족이 먹고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영업은 복사지, 볼펜, 중식비, 교통비까지 원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비록 쥐꼬리이지만 매달 급여일에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은 자영업자는 생각지도 못하는 직장인의 특권이다.

따라서 직장인의 무모한 이직은 기득권 포기는 물론 새로운 환경과 여건에 적응해야 하고, 대인관계도 새로 시작해야 하는 리스크가 따른다. 소나무도 옮길 때 몇 년 전부터 잔뿌리를 잘라주고 가지치기를 해 주어 새로운 토양에 적응할 수 있는 선행작업을 하듯이 이직 시 발생하는 경우의 수를 꼼꼼히 체크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홧김에 분을 삭이지 못해 저지르는 만용보다 현 직장에서 내 몸값을 높이는 대열에 사표가 아닌 출사표를 우리는 매일 매일 던져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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