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진했던 패션업계, 내년에 경기회복 '훈풍' 기대

2017-12-30     김성현 기자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성현 기자] 올해 패션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경기회복 효과로 호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패션시장은 지난해 2.4%에서 이어 올해도 2.1%의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부진 탈출을 위해 브랜드 구조조정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섰고 다양한 사업변화를 추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는 경기 회복세로 패션시장의 성장세가 올해보다 확대돼 패션업계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 패션업계 올해 실적 '먹구름'…업체 간 희비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의 올해 실적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구호·르베이지 등을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매출이 올해 1∼3분기 연속 감소했다. 3분기에는 영업적자가 13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140억원) 대비 적자 폭이 소폭 줄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타임·시스템 등을 보유한 한섬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감소했다. 매출액은 91.9%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38.9% 줄었다.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1분기와 3분기에 매출이 각각 9%대, 영업이익은 25.5%와 59.2% 뛰며 선전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신사업 투자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41.4% 하락했다.

블랙야크, K2 등 대다수 아웃도어 브랜드는 트렌드 변화 등에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업계 1∼2위를 고수하던 코오롱FnC는 지속적인 매출·영업이익 감소로 3위 이하로 밀렸고 네파는 세컨드브랜드인 '이젠벅'을 접었다.

예상치 못한 '대박'을 터트린 업체도 있다.

휠라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천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0% 이상 늘었다. 로고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지난해 9월 출시된 '코트디럭스' 신발이 이달 22일까지 총 100만족 판매되는 등 선전했다.

LF는 자회사인 LF푸드가 2∼3분기 인수한 식자재 유통업체들이 제 몫을 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48% 늘었다.

▲ 사진=이랜드 홍콩복합관.(이랜드 제공)

◇ 브랜드 지각변동…SK네트웍스, 한섬에 인수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브랜드인 한섬은 올해 초 3천억원에 SK네트웍스의 패션 부문을 인수했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오즈세컨, 오브제 등 총 12개 국내·수입 브랜드를 운영하게 됐다.

브랜드 구조조정도 진행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하반기에 론칭이 예정됐던 핸드백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고 올해 8월 수입브랜드인 바나나 리퍼블릭 사업을 접었다. 보브·지컷 등 국내 브랜드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LF는 올해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의 영업을 중단했다. 헤지스, 질스튜어트스포츠, 마에스트로 등 주력 브랜드의 영업은 강화하기로 했다.

이랜드는 올해 1월 티니위니를 중국업체에 매각했고 부채 비율을 낮춰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산하 브랜드 매각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 시장 온라인 비중 확대…내년, 시장 성장세 확대 전망

패션업계는 올해 연말부터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어 내년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롱패딩 인기는 히트상품까지 나오지 않아 침체했던 패션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시장이 2.1% 성장하는 데 그치지만, 내년에는 2.5%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패션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온라인 패션시장 규모는 연간 약 10조원이었지만 올해는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이미 9조3천억원대를 기록했다.

주요 패션 채널인 백화점의 매출 비중은 2012년 78.6%에서 올해 3분기에 70% 근처로 하락했다.

새로 개점하는 복합쇼핑몰 내에서도 패션 매장 비중이 감소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체들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상품을 기획 및 마케팅하고, 관련 결제·유통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도 해외 진출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스템·시스템옴므, 헤지스, 준지 등 패션업체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패션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 등에 잇따라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내수시장이 올해보다 좋아진다는 전망이 많다"면서 "업체들이 내수뿐만 아니라 새로운 해외 시장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