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량 줄이기만 해도 암 발생 위험 크게 낮춘다

분당서울대병원, 남성 14만명 분석 결과...하루 10개비 이하로 낮추면 폐암 위험 45% 감소

2018-03-13     이기영 기자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기영 기자] 애연가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담배를 완전히 끊는 게 최선이지만, 하루 흡연량을 일부 줄이기만 해도 암 발생률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다.

여태까지는 암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연은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금연까지 안 가더라도 일부 흡연량을 줄이는 것으로도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13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2∼2003년과 2004∼2005년에 총 2번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14만3071명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하루 평균 흡연량이 10∼19개비였던 흡연자가 이를 10개비 미만으로 줄였을 때, 계속해서 20개비 이상의 흡연량을 유지하는 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45% 감소했다.

폐암 외에도 비인두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 흡연에 영향을 받는 암에 걸릴 위험은 26%, 모든 종류의 암에 걸릴 위험은 1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참여한 김슬기 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담배 피우는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다만 흡연자의 암 예방을 위한 최선의 전략은 금연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기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건강검진 대상자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14만명이 넘는 방대한 빅데이터로 높은 대표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