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로 무대 넓힌 한국전통춤…상파울루서 '판·굿' 신바람 무대

2018-10-28     김영목 기자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한국 최고의 춤꾼들이 남미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춤꾼·소리꾼·악사 등 15명으로 구성된 민속공연단 '축제의 땅'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빌라 마리아나 지역에 있는 문화기관 SESC에서 전통춤의 향연 '판·굿'을 선보였다.

브라질 한국문화원(원장 권영상) 초청으로 상파울루를 방문한 '축제의 땅'은 2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신바람을 이어간다.

'축제의 땅'은 지난 1996년부터 광대·여성농악·씻김굿 등 각 지방에서 구전되는 춤과 소리를 집중적으로 발굴해 무대에 올리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한국전통 춤의 맥을 잇는 대표적인 공연단체로 인정받고 있다.

 '판·굿'은 온갖 재주로 신을 기쁘게 해 인간 세상에 복을 불러온다는 우리 전통 줄거리를 바탕으로 80여 분간 진행되는 신명 나는 무대다.

채상소고춤 명인 김운태, 경남 무형문화재 한량무 보유자 박월산, 강원 무형문화재 아리랑 전수조교 홍동주 등이 공연을 이끈다.

채상소고춤은 모자에 달린 상모를 돌리며 앉은 채로 뜀뛰기를 하고 채상을 돌리며 발로 소고를 치는 등 전통춤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현란하다는 평을 받는다. 한량무는 풍류를 즐기는 한량이 선비의 멋·흥·해학을 몸짓으로 표현한 남성 홀춤이다.

▲ 사진=27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시내 빌라 마리아나 지역에 있는 문화기관 SESC에서 전통춤의 향연 '판·굿'이 선보였다.(연합뉴스 제공)

여기에 한국 정서가 진하게 배어있는 아리랑·승무·소고춤 등을 브라질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한국 문화의 깊이를 알린다는 취지를 담았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원이 브라질 최대 문화기관인 SESC와 손잡고 처음으로 공동 진행하는 행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400여 명이 객석을 메울 정도로 관객 동원에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권 문화원장은 "'판·굿'은 한국적인 정서와 놀이문화를 고스란히 재현한, 말 그대로 살아있는 문화재"라면서 "SESC와 함께 전통예술 아카데미를 정기적으로 열어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원과 SESC의 공동작업에 대해 브라질 측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닐루 산투스 지 미란다 SESC 상파울루 회장은 "이번 공연은 문화적 다양성을 지향하는 SESC의 이상과 잘 어울린다"면서 브라질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는 한식,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케이팝(K-Pop)과 더불어 한국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원은 공연장에 막걸리·문배주로 빚은 전통주 칵테일과 파전·떡 등 한국 음식이 곁들여진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관객과 출연진이 하나가 되는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판·굿' 공연 열기는 상파울루에 이어 남미 다른 나라에서도 이어진다.

우루과이 주재 한국대사관과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의 주관으로 11월 1일 몬테비데오, 11월 5일 산티아고에서 각각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