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대중화 원년'…"게임개발자회의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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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대중화 원년'…"게임개발자회의 점령"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3.17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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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1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문을 연 제30회 게임개발자회의(GDC) 2016전시장의 '대세'는 가상현실(VR)이 장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제품에 불과했던 '오큘러스 리프트'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의 소비자 판매용 실물이 나오면서 전시장의 한가운데 좌우에 초대형 체험 부스가 들어섰다.

이 두 곳은 모바일 앱으로 예약 신청을 하고도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게임 애호가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로 인산인해였다.  에픽 게임스의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 테크놀로지의 유니티 등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기본 기술을 소개하는 부스는 물론이고 콘텐츠 업체들과 게임 퍼블리셔들도 VR을 중점으로 소개했다.

GDC 2016 전시장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오큘러스(좌측)와 소리 플레이스테이션(우측)의 체험 공간

GDC 2016 전시장 내의 플레이스테이션 VR 부스 위로 게임엔진 유니티의 간판이 보인다.  이는 올해 오큘러스 리프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HTC 바이브(Vive) 등이 잇따라 소비자용 VR 헤드셋을 내놓고 삼성전자가 '기어 VR'을 갤럭시 S7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키로 하면서 VR 대중화에 대한 기대가 최고에 이른 때문이다.

오큘러스 리프트(가격 599 달러·70만6천 원)는 오는 28일, HTC와 밸브 코퍼레이션이 공동으로 개발한 HTC 바이브(가격 799 달러·94만2천 원)는 다음 달 5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가격 399 달러·47만 원)은 올해 10월에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기어 VR(가격 99 달러·11만7천 원)은 작년 11월에 소비자용 제품이 나왔다. GDC 사무국은 VR에 대한 개발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올해 처음으로 VR 분야를 분리해 'VR 개발자회의'(VRDC) 행사를 14∼15일 개최했다.  설문조사 결과 올해 GDC 참가자 2만여 명 중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이들의 비율은 16%로, 작년(7%)의 갑절이 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GDC 2016에 마련한 한국 문화기술 공동관에 참여한 17개 한국 게임 관련 업체 중 상당수도 VR 분야 콘텐츠, 기술,제품, 서비스를 선보였다.
게임 개발사들 중 스코넥 엔터테인먼트는 VR 슈팅 게임 '모탈블리츠'를, 디이씨 코리아는 VR 호러 게임 '더 M VR'을 내놨다. 또 씨씨알은 일반 3D 콘텐츠를 VR로 변환시켜주는 'VR 변환젠더'를, 가우디오디오랩은 VR용 입체 오디오 솔루션을 전시했다.

온라인 게임용 네트워크 서버 엔진을 만드는 넷텐션은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 5'에 쓰인 '프라우드넷'을 시연했다.  지금 단계에서 VR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으로 꼽히는 것은 '가격'이다.

오큘러스 VR과 HTC 바이브는 헤드셋 자체도 가격이 만만치 않은 데다가 반드시 고가의 그래픽 카드가 달린 고성능 PC가 필요해 이를 즐기려는 소비자는 최소한 1천500 달러(177만 원)를 부담해야 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도 사용하려면 플레이스테이션 4 본체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카메라와 무브 컨트롤러 등 주변기기가 있어야 해 실제로는 약 800 달러(94만 원)가 든다. 삼성전자의 기어 VR은 이보다 가격이 훨씬 낮고 갤럭시 S7 사용자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되므로 보급이 널리 이뤄지고 있으나, 스마트폰을 끼워서 쓰는 방식이어서 오큘러스·소니·HTC 등의 전용 기기들보다는 성능이나 편리함에서 뒤진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2000년대 후반에 TV업계가 강력히 밀었으나 대중화에 실패한 3차원(3D) TV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전시장을 둘러본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올해 GDC에서 VR이 대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업체들의 입장에서 이에 '올인'하는 것은 꼭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 외국 업체들이 플랫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플랫폼이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구개발을 통해 이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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