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화전쟁 휴전선언했나…각국 중앙은행 '시간벌기용'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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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통화전쟁 휴전선언했나…각국 중앙은행 '시간벌기용' 관측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3.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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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오래가지 않을 것…미국 금리 올리면 통화전쟁 재개 전망"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촉발한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안정을 되찾으면서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기점으로 세계 통화전쟁에 휴전이 선언된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수십 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의제였던 통화전쟁과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에 관한 논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일본, 유럽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고조됐다. 통화전쟁은 한 국가가 타국이 해당국 통화 가치 절하를 유도하고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과의 경쟁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의심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FT는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타국은 이를 부인하지만 의심은 커진다. 피해국이 같은 수단으로 보복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 이는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로 귀결된다. 어떤 국가가 가장 처음으로 통화전쟁을 개전했느냐는 얼마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느냐에 달렸다.

작년 8월 위안화 가치를 급격히 절하한 중국 인민은행, 2014년부터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개시한 유럽중앙은행(ECB), 2013년 금융완화 프로그램을 도입한 일본은행(BOJ), 2009년 양적완화를 처음 시작한 미국 연준 등 모두가 통화전쟁을 시작했을 수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전 세계 통화전쟁에 휴전이 선언됐다는 주장은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열린 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기점으로 힘을 얻었다. 쟁점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후 시행한 깜짝 조치들이 서로 연결됐느냐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막으려고 애써왔지만, 지난주 위안화가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로 절하되는 것을 용인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의 추가 인하를 하지 않았다. 유럽중앙은행은 놀랍게도 더이상 마이너스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미 연준은 금리인상 속도를 늦췄다. 그 결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사라졌다.

FT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유일한 무기가 된 시간이 휴전선언의 배경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은 추가금리 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유로화 가치 상승을 용인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나, 위안화 투기세력을 잡아야 하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등에게 모두 필요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은 엔화 강세를 잡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유혹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는 대대적인 통화전쟁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에 참고 있다고 FT는 봤다. 중앙은행들이 휴전으로 시간을 벌고 있지만, 휴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늦추면서 나타난 달러화 약세로 신흥국 통화에 투자기회가 있는 한, 휴전은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경제지표 개선을 근거로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한다면 통화전쟁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는 "경제지표가 계속 개선된다면 미 연준은 계속 통화완화적 입장에 머물 수 없을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는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지만, 특정 수준 이하로는 안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화전쟁과 휴전 모두 헛소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분석가는 트위터에서 "처음에는 상상 속에 전쟁이 발발하더니, 이제는 휴전이 선언됐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콧방귀를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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