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생활임금 선진국서 첫 도입…2020년까지 1만5천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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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활임금 선진국서 첫 도입…2020년까지 1만5천원 목표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3.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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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 사기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英 26분, 韓 46분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영국에서 법정 최저임금을 대체하는 생활임금(National Living Wage)이 오는 4월 1일 시행된다.

생활임금은 물가를 반영해 근로자와 그 가족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 개념으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처음 도입하는 것이다. 25세이상 근로자 기준으로 시간당 7.2파운드(약 1만1천900원)가 적용된다.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9파운드(약 1만4천900원)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연평균 6.25% 인상한다는 목표로 기존 최저임금 인상 속도(2.1%)의 세배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6.70파운드(약 1만1천원).

기업·혁신·기술부 닉 볼스 기술담당부장관은 "서구 정부 역사상 최대 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많은 선진국이 불공평과 정체된 임금상승에 대한 처방으로 최저임금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영국의 생활임금 도입은 실험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은 지난해 최저임금(시간당 8.5유로·약 1만1천100원)을 처음 도입했고, 일본 정부는 가까운 장래에 최저임금을 3%씩 올리겠다고 했다. 시애틀 등 미국 일부 도시는 최저임금을 15달러(약 1만7500원)로 높이고 있다.

영국 서섹대학 리처드 딕켄스 경제학 교수는 "최저임금이 이처럼 인기있었던 적은 없었다. 이제 관건은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다"고 말했다. 집권 보수당은 야당 시절인 1998년 최저임금 도입 당시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2015년 총선 승리로 2기 정부를 출범하면서 생활임금 도입과 '2020년 9파운드'를 약속했다.

FT는 자체 '빅맥 최저임금 지수'에 따르면 영국 최저임금은 지금도 관대한 편이라고 보도했다. 빅맥을 사는 데 일해야 하는 시간(최저임금 기준)에서 영국은 현재 26분으로 덴마크(16분), 네덜란드(24분), 프랑스(25분), 독일(26분) 등 다른 유럽 선진국들과 비슷하다. 일본(32분), 캐나다(33분), 미국(41분) 등보다 짧다. 한국은 46분이다. 그 외에 브라질(162분), 러시아(191분), 인도(173분), 중국(56분.베이징) 등이다. 영국 정부가 2020년까지 생활임금을 시간당 9파운드까지 맞추면 18분으로 줄어든다. 시간당 9파운드는 중위소득의 60% 수준이다. 프랑스와 호주 등의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FT는 노동비용이 비싸질 저숙련 근로자들의 탄탄한 고용 실적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혁신연구센터의 앤드루 힐튼 소장은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층과 저숙련 일자리들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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