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박영심 기자] 3일 한반도 전역에 강풍주의보와 풍랑특보가 발효되며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혔고, 농촌에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공사현장의 천막이 날아가는 등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 제주•남부지방 공항 무더기 결항 사태

황금연휴를 앞두고 최악의 기상 상황에 공항마다 몸살을 앓았다. 대규모 결항•지연 사태에 관광객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전날부터 태풍급 강풍으로 무더기 결항 사태를 빚은 제주공항은 16시간 만인 3일 오전 6시 10분께 홍콩발 홍콩익스프레스가 정상 착륙하며 운항을 재개했다. 그러나 난기류가 지속하면서 일부 지연 출발하거나 결항하는 등 부분적 차질은 이날 오후에도 이어졌다.

앞서 오전 김해행과 원주행 항공기 11편이 결항했다. 전날 오후 2시께부터 제주에 발이 묶인 관광객 등은 항공사 예약 승객을 기준으로 1만4천명가량으로 추정된다.

경북 포항공항은 민항기가 2년 만에 재취항하는 첫날부터 기상 악화로 결항 사태를 겪었다.

초속 14ｍ의 강풍을 동반한 비 때문에 오전 8시 40분 김포공항을 출발해 오전 9시 30분 포항공항 도착 예정이던 대한항공기가 결항했다. 재취항 기념행사도 취소됐다.

김해공항에는 초속 20ｍ 안팎의 돌풍이 불면서 오전 6시 10분 도착 예정이던 태국 방콕발 이스타항공 여객기 등 오전 11시 현재 총 57편이 결항했다.

제주∼원주행 항공편과 울산공항과 여수공항에서 김포로 가는 항공편도 중단됐다.

◇여객선 운항 중단…선박들 대피

하늘길뿐만 아니라 바닷길도 막혔다.

오전 7시 10분을 기해 부산 앞바다와 남해동부 먼바다에 풍랑경보가 내려져 부산과 일본 서안을 오가는 국제여객선 14편(출항 7편, 입항 7편)이 결항했다.

높은 파도를 피해 해안가인 부산 영도에 선박 180여척이, 강서구에 선박 1천500척이 대피했다.

서해 중부 앞바다에도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덕적도∼울도 등 인천 9개 섬지역 항로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인천항운항관리실에 따르면 서해상에 초속 12∼18ｍ의 강한 바람이 불고 파고가 최고 2∼4ｍ로 높게 일었다.

강화도 하리∼서검도, 영종도 삼목∼장봉도 등 2개 항로 여객선도 운항 대기 중이다.

◇ 간판 날아가고, 가로수 쓰러지고

강풍에 신축 건물 작업용 임시가설물(비계)가 무너지고 간판이 날아가는 등 시설물 피해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오후 부산 사상구 괘법동 사상터미널 인근이 한 신축 건물의 비계가 무너져 일대가 통제됐다.

앞서 오전 9시께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서는 강한 바람에 날린 간판이 길을 가던 60대 남성을 덮쳤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앞서 오전 7시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외벽 일부가 강풍에 떨어져 소방당국과 한국전력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어 오전 11시께 전북 익산시 금마면의 한 도로에 심어진 가로수가 집 앞으로 쓰러졌고, 앞서 오전 7시 20분께 전북 익산시 함열읍의 한 도로에 있던 아카시아 나무가 강한 바람에 쓰러졌다.

제주지역에서는 오전 0시 44분께 제주시 이도2동 아파트 모델하우스 옆 천막이 날아가 파손됐고 날아온 천막에 부딪힌 펜스도 휘어졌다.

또 비슷한 시각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463㎡의 육묘 비닐하우스가 완전히 부서지는 등 제주에서만 강풍 피해 7건이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