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47' 자동소총 메이커 칼라시니코프 빠른 회복세, 기사회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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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47' 자동소총 메이커 칼라시니코프 빠른 회복세, 기사회생 성공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6.0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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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출시, 구조조정, 패션 상품 등 사업다각화로 경영난 극복 

▲ 2차 대전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AK-47 자동소총을 들고 행진하는 러시아 해병대원들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지난 70년 동안 전세계에서 1억 정 이상 판매된 '명품' 자동소총 AK-47의 원제작사인 러시아의 칼라시니코프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기사회생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NYT)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과 합병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의 경제제재로 칼라시니코프가 일시적인 경영난을 겪었지만,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신규 내수, 적극적인 구조조정, 과감한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차 대전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AK-47 자동소총을 들고 행진하는 러시아 해병대원들[AP=연합뉴스 자료 사진]

경제제재 직전인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칼라시니코프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시장 확대에 주력했다. 다른 국가보다 총기 소지 관련 법규가 자유로운 데다 AK-47 자동소총 애호가들이 많은 것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은 한때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었다. 이는 러시아군 전체 납품 규모와 맞먹었다. 미국 소비층의 기호에 맞게 확대전략에 부심하던 마당에 몰아닥친 경제제재 폭풍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1대 주주인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이 직접 제재 명단에 포함되자 칼라시니코프의 앞길은 예측하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칼라시니코프는 출구전략 마련에 나섰다.

로스텍의 전략홍보담당 이사인 바실리 브로프코는 기존 사업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다고 실토했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이 수집가 등 총기 애호가와 직업 사냥꾼 등 새로운 국내 민간 소비층 창출이었다.

군과 무장조직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시장이 과포화된 현실을 고려해도 신규 시장 창출은 당연했다. 민간용으로 출시한 신제품은 군용처럼 자동사격 기능을 없애고 대신 단발사격 기능만 갖췄다.

 

지난해에는 중간관리층에 대한 몸집 줄이기 작업도 단행됐다. 사업 다각화도 눈에 띈다. 전문 제작사를 사들여 올해부터는 모터보트와 감시용 드론(무인기)도 출시한다. 또 오는 9월부터는 의류, 액세서리 등 패션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사업 다각화 덕택에 오는 2020년까지 매출비중 가운데 80%를 소총과 패션 상품이, 나머지 20%는 모터보트와 드론이 각각 차지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패션 상품 비즈니스 활성화와 관련해 올 연말까지 60개 매장을 확보해 의류 제품과 소총을 함께 판매하기로 했다. '바나나 탄창'으로 잘 알려진 타원형 탄창을 형상화한 새로운 'K'로고와 "칼라시니코프: 진짜로 믿을 만한"(Kalashnikov: Real. Reliable)이라는 문구를 이용한 판촉 활동도 선보였다.

이 회사의 블라디미르 드미트리에프 판촉이사는 "칼라시니코프는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부속제품으로 의류를 판매하는 페라리나 캐터필러처럼) 글로벌 브랜드의 하나"라며 "주제품인 소총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로고를 가진 의류와 기념품을 찾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러시아 소비자들은 이 소총을 사기가 쉽지 않다. 총신이 긴 총기는 경찰 허가가 있어야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를 사려는 사람은 전과가 없어야 하고, 총기 안전 교육 과정 이수증을 소지해야 하고, 정신질환과 무관하다는 의료기록이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칼라시니코프의 경영성과는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달 중에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면 정확한 드러나겠지만, 지난해 3천300만 달러(383억6천만 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이는 전년도 적자(60억4천만 원)에 비하면 호조세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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