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솔라시티 인수 시도, 시너지 아닌 빚 부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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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솔라시티 인수 시도, 시너지 아닌 빚 부담 때문?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6.06.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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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코리아포스트 황명환 기자] 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전기차회사 테슬라와 태양에너지업체 솔라시티를 합치려는 것은 시너지 효과가 아니라 빚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28억6천만 달러 규모의 주식거래를 통해 테슬라의 솔라시티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부채가 늘어나는 솔라시티를 구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솔라시티의 부채는 지난 3년간 13배로 불어 32억5천만 달러(약 3조7천억원)에 이르렀다.

        

솔라시티는 태양광 패널을 대부분 리스하기 때문에 자금 회수가 느리다.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솔라시티의 내년 말 만기 부채는 12억3천만 달러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안젤로 지노는 테슬라의 인수가 머스크의 해법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번 인수 건은 전적으로 부채와 관련 있다. 구제금융이라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전날 애널리스트 콘퍼런스콜에서 이런 견해를 반박했다. 그는 "구제금융이란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솔라시티는 현금흐름에서 매우 건전한 상태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들을 긴밀히 결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일(no brainer)"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의 전기차와 가정용 배터리, 솔라시티의 태양광 패널을 수직적으로 통합하는 에너지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창업한 테슬라와 솔라시티의 지분을 각각 21%와 22% 보유한 양사의 최대 주주다. 그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솔라시티의 이사회 의장이다.

 

솔라시티의 매출은 3년간 3배로 늘었지만, 이 회사는 미래 성장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느라 2012년 상장 이후 3개 분기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소셜에쿼티그룹의 던컨 미니는 "현금흐름이 나쁜 두 회사가 합치는 문제"라면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솔라시티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 때문인지 이날 테슬라 주가는 10.5% 폭락했다. 솔라시티 시가총액보다 많은 돈이 날아간 것이다. 반면 솔라시티는 3.3% 올랐다.

부채 증가와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 솔라시티를 포함한 태양광 기업들의 주가는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20개 메이저 태양광업체가 포함된 블룸버그 지수는 올해 30% 이상 떨어졌는데 이는 석탄 종목보다 나쁜 성적이다. 미국 최대의 태양광 패널 설치업체인 솔라시티는 절반 이상 폭락했고 2위 비빈트솔라와 3위 선런도 각각 3분의 2와 절반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태양광 주택 시장은 주가 추락과 부채 증가에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마이클 로버츠 교수는 "쇠퇴하는 산업이 아니다. 빠르게 성장하지만 지나치게 부채에 의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솔라시티의 주택 태양광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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