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대 은행 주가 "피바다"…올들어 시총 4분의1 날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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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20대 은행 주가 "피바다"…올들어 시총 4분의1 날아가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7.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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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올들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필두로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미국의 금리인상 등에 대한 우려에 글로벌 대형은행 20곳의 시가총액이 4분의 1가량 날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브렉시트로 위험이 고조됐다며 영국을 비롯한 전세계 은행에 경고음을 날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팩트세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미국과 영국, 스위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대형은행 20곳에서 날아간 시가총액은 모두 4천650억 달러(약 540조원)로 집계됐다면서 '대형은행들의 피바다(Bloodbath)'라고 보도했다.

▲ RBS

글로벌 은행주는 브렉시트 이후 특히 곤두박질쳤지만, 올해 들어 중국 경제 성장둔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 국제유가 급등락에 따라 계속 가치가 떨어졌다.

주가가 급락하면, 은행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동시에 조달 비용도 비싸진다.

은행 임원들은 주식을 제때 내다 팔기보다는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취해 사태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직원들은 안절부절못한다.

WSJ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달러기준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우니크레디트로 무려 64% 떨어져 거의 3분의 1토막 났다고 지적했다.

▲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방크 본사

이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시총이 56% 날아가 뒤를 이었고, 크레디트스위스(-50%)와 도이체방크(-47%), 바클레이즈(-47%)의 시총은 반 토막 났다.

UBS는 38%, 소시에테제네랄은 37%, 미츠비시UFJ는 31%, 크레디아크리콜은 29%, 방코산탄데르는 26%, BNP파리바는 25%, HSBC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24%, 씨티그룹은 21%,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20%, 스탠다드차타드는 12%의 시총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가장 타격이 덜한 곳은 JP모건체이스(-9%)와 중국 공상은행(-11%)으로, 이들은 시총이 10% 안팎 빠지는 데 그쳤다.

은행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가치평가를 보면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팩트세트 집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의 주가는 장부가치의 2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장부가치의 26%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다.

20개 대형은행 중 주가가 장부가치 수준보다 높은 은행은 웰스파고 한곳뿐이었다. JP모건체이스는 장부가치 근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형은행들이 장부가치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정부의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역량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둘러싼 유럽연합(EU)의 내부논쟁은 여러 우려 중 하나다.

한때 위대했던 은행들은 과거의 그림자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독일 최대은행이자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 중 하나인 도이체방크의 시가총액은 미국 남동부 지역 은행인 썬트러스트 은행보다 못하다.

우니크레디트와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의 시가총액을 합쳐도 골드만삭스에 미치지 못한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브렉시트로 위험이 고조됐다며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은행에 경고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7일(현지시간) HSBC, 바클레이즈, 로이즈 등 영국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S&P는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가 악화할 가능성을 고조시켜 영국 내 은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저성장과 불확실성 고조를 근거로 영국 은행업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브렉시트로 비영국 투자은행도 거액의 이전비용을 치러야 하므로 중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당장 신용등급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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