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아빠' 크게 늘었다…상반기 남성 육아휴직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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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아빠' 크게 늘었다…상반기 남성 육아휴직 52%↑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6.07.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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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영목 기자] 회사원 정모(36) 씨는 맞벌이를 하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데, 아내가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다.

아내에게 마냥 참고 견디라고만 할 수 없어 정씨는 퇴사 후 아이를 돌보려고 했다. 하지만 직속 팀장은 그에게 육아휴직을 권유했고, 회사의 배려로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다.

정 씨는 "성장기를 아빠와 보내면 아이의 정서발달에 좋다고 하던데, 실제로 아이가 예전과 달리 낯가림도 덜하고 쾌활하게 변했다"며 "지난 1년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말했다.

정씨처럼 과감하게 육아휴직을 하는 '용감한 아빠'가 늘고 있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는 3천3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6% 증가했다.

전체 육아휴직자(4만5천217명)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7.4%를 돌파해 지난해 같은 기간(5.1%)보다 크게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종업원 수 100인 이상∼300인 미만 기업에서 61.5% 급증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남성 육아휴직자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70.1%가 집중됐다. 증가율은 서울(73.6%), 전북(70.7%), 광주(66.7%) 순으로 높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출판·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 도·소매업 종사자가 많았다. 증가율은 건설업(316.0%),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8.9%), 도·소매업(52.4%) 등이 높았다.

올해 1분기 남성 육아휴직자가 크게 늘어난데는 '아빠의 달' 제도 개선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는 남녀 각각 최대 1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두 번째 사용자의 석달치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해까지 지원 기간이 1개월이었으나, 올해 3개월로 늘렸다.

이 제도를 활용한 육아휴직자는 올해 상반기 2천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배로 급증했다. 이용자의 88.6%는 남성이었다.

육아휴직 대신 근무시간을 단축해 육아에 활용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이용자도 1천456명에 달해 46.9% 급증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최대 1년간 근로시간을 주 15∼30시간으로 단축하고, 줄어든 임금의 일부(통상임금의 6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원 기간을 최대 2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육아휴직으로 인한 인력 공백 부담이 큰 중소기업이 주로 이용했다. 이용자 중 300인 미만 기업의 비중이 88.2%에 달했다.

고용부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남성들의 육아 참여 확대를 위해 일·가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기업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촉진할 수 있도록 경제5단체와 공동으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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