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농성학생 수사 본격화…학생들 총장사퇴까지 농성 계속
상태바
이대 농성학생 수사 본격화…학생들 총장사퇴까지 농성 계속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6.08.04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김영목 기자]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재학·졸업생의 본관 점거 농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농성 학생들에 대한 경찰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 본관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4일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는 학생들이 창문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농성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하면서 총장이 공식 사퇴할 때 까지 본관 점거를 계속할 방침이다.

4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본관 안에 갇혀있던 5명 가운데 4명에 대해 감금 피해자 조사를 마쳤으며, 이들은 피해 진술을 하면서 학생들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

▲ 어제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학생들이 점거농성중인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학생들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으로 당시 열린 평의원회에 참석했던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 등 5명이 46시간 가량 갇혀있다 같은달 30일 경찰 도움으로 빠져나온 바 있다.

경찰은 당시 안에 갇혀 있던 교수 등으로부터 "감금돼 있으니 구조해달라"는 등 내용으로 112신고를 23차례 받아 감금 혐의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진압 당시 확보한 채증 자료를 분석해 참가 학생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에 사진이나 영상 등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채증자료와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실 관계와 주동자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확인 작업이 끝나면 학생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강신명 경찰청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학생들의 행위는) 당연히 감금에 해당한다"면서 "채증자료를 바탕으로 감금 행위 주동자들을 이른 시일 안에 엄정하게 사법처리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교 측이 학생들을 처벌하지 말것을 건의해와도 경찰은 이미 교수들의 112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뒤여서 학교 측의 추가 의사 피력과는 관계 없이 수사를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 총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총장 인책 사퇴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학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 총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전날 학생과 학부모, 동창, 교직원 앞으로 사과문을 발표해 "시위 참여 학생들에게는 어떤 처벌이나 불이익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약속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직접 경찰에 출동을 요구해 학내에 경찰 21개 중대 1천600여명이 투입돼 비난을 받은 것을 의식, "학생 해산이나 진압 목적이 아니라 심신의 극한 상황에 도달한 교직원 안전을 위한 조치였지만 이화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 기자회견 하는 이대생4일 학생들이 점거농성 중인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한 재학생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또한 "이번일을 계기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학교가 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재학·졸업생과 교수 사이에서 확산하는 사퇴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부했다.

농성 학생들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어 "최경희 총장의 사퇴 및 사퇴 확정 공문을 수령하는 즉시 본관 점거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농성 학생 측은 "총장은 각종 정책을 비민주적으로 추진하고 경찰을 학내로 불러들이는 등 일련의사태로 구성원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게 최종 입장"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농성 학생들 측에 공문을 보내 이날 오후 3시까지 농성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학생들의 이같은 방침에 일단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어제 모든 요구를 들어줬는데 학생들이 이슈를 바꿔 이제 대학 최고 중심자인 총장 사퇴를 요구해 난감하다"며 "총장이 비도덕적이거나 불법행위를 한 것이 아니고 대학 발전을 위해 일하려다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농성 학생들의 사법처리와 관련해서는 "총장은 학생들이 처벌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고 사회 법과 대학 규정을 떠나 학생 보호 차원에서 그런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대학의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교수들도 전날 학내 경찰력 투입 관련한 사태에 모든 칙임을 질 것과 학교·사법당국에 학생들의 안위 보장을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냈으며, 관련 서명운동도 진행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