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상,센카쿠갈등에 '소심한 복수'…中대사 8분간 기다리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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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무상,센카쿠갈등에 '소심한 복수'…中대사 8분간 기다리게해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8.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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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외무상과 중국대사…어색한 분위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왼쪽) 일본 외무상이 9일 도쿄 외무성을 찾아와 기다리고 있는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만난 뒤 자리에 앉으려고 하고 있다.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10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전날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중국 선박이 센카쿠 열도에 반복해 접근하는 것에 항의했는데 이때 그를 약 8분간 기다리게 했다.

청 대사는 외무성 측이 안내한 방에 도착한 후 기시다 외무상이 올 때까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색하게 기다려야 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며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는 동작을 취하면서도 청 대사와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은 자국이 영해로 규정한 수역에 중국 선박이 반복해 침입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드러내려고 일부러 이런 상황을 연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 센카쿠 열도 영유권 갈등하는 중국과 일본

중국은 '댜오위다오와 부속 도서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중국 선박이 영해를 침범했다는 일본 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산케이는 항의 주체가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사무차관에서 기시다 외무상으로 바뀐 것이나 청 대사가 8분간 대기한 것에 대해 "항의 수준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예의에 벗어난 대우를 해 무언의 분노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이는 일본의 항의에도 중국이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나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등 일본 정부 주요 인사는 중국 선박의 접근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도 냉정하게 대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섣부른 강경 대응이 예기치 않은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국 어선이 조업을 명목으로 일대를 오가고 중국 해경 선박이 어선 보호 혹은 단속 등을 이유로 함께 출몰하는 것이 일상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선박은 일본의 항의를 무시하듯 센카쿠 접근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9일에도 일본이 접속수역(연안에서 12∼24해리<약 22∼44㎞> 구간)으로 규정한 곳에 중국 당국 선박이 한때 13척 진입했다.

초당파 모임인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회장인 자민당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중의원은 9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찾아가 중국 선박의 센카쿠 접근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외무성은 중국이 영해 침범을 반복하고 있다는 주장을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에 중국 선박의 접근 실태를 설명한 글과 사진을 9일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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