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의 국제 금융거래망 퇴출 위해 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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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의 국제 금융거래망 퇴출 위해 법안 발의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6.09.3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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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민철 기자] 미국 정부와 의회는 주요국들과의 협의와는 별개로 SWIFT가 아예 북한과의 거래를 중개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위해 발벗고 나섰다. 

미 정부가 북한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국제 금융거래망에서 퇴출하기 위해 유럽연합(EU) 등 각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 하원은 아예 SWIFT까지 직접 제재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초강경 법안을 발의했다.

29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따르면 맷 새먼(공화·애리조나) 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은 전날 북한이 직접은 물론 간접으로라도 암호화된 특수금융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일명, '북한 국제금융망 차단 법안'(H.R.6281)을 발의했다.

암호화된 특수금융메시지 서비스는 국제금융 거래 시 필수적인 서비스로, SWIFT망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특히 법 시행 90일 이후에도 북한 조선중앙은행이나 핵 프로그램 지원에 연루된 다른 금융기관 및 핵 개발 관련 제재대상에 오른 기관들에 의도적으로 국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국제금융망 접근을 돕는 모든 이들을 조사해 대통령이 직접 제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실상 북한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SWIFT 자체도 제재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SWIFT는 국가 간 자금거래를 위해 유럽과 미국 시중은행들이 1977년 설립한 기관으로, 현재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1만1천여 개의 금융기관이 매일 SWIFT 망을 통해 돈을 지불하거나 무역대금을 결제하고 있다.

하루 평균 1천800만 건의 대금지급이 SWIFT 망을 통해 이뤄지는데 각국 시중은행들은 SWIFT 망을 통해 상호 간 대금지급·송금업무 등을 위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개인 역시 외국으로 송금할 때는 SWIFT 망을 이용한다.

새먼 소위원장은 법안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로 볼 때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감축하거나 폐쇄할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암호화된 특수금융메시지 서비스는 자금이체를 포함해 (국제)금융기관과 북한 조선은행 및 다른 기관 사이의 거래를 가능하게 해 결국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법안은 미 정부와도 어느 정도 조율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 사진=맷 새먼 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연합뉴스 제공)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앞서 지난 27일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청문회에서 북한을 SWIFT의 국제 금융거래망에서 배제하기 위해 EU를 포함한 다른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특정 국가를 SWIFT에서 배제한 사례로는 이란이 있다.

미국과 EU는 2012년 3월 이란에 대해 경제·금융제재를 하면서 이란 중앙은행을 비롯해 30곳을 SWIFT에서 강제 탈퇴시킨 바 있으며, 당시 SWIFT 배제는 이란 경제의 근간인 석유와 가스 수출에 치명적이었다.

한편, 이 법안은 전문가들이 지난 2월 미국 연방준비은행에 개설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8천100만 달러가 빠져나간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의심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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