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前국방장관 "北과 핵포기 협상·대화 다 실패할 것"
상태바
페리 前국방장관 "北과 핵포기 협상·대화 다 실패할 것"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11.15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방한 중인 윌리엄 페리(89) 전 미국 국방장관은 15일 "북한과 핵 포기에 근거한 협상이나 대화를 할 경우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15일 세종연구소-스탠포드 아태연구소 공동 주최의 '미 신행정부의 대외정책: 동아시아 정책과 한반도'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과 핵 협상을 재개하려면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며 "북핵 포기를 전제한 협상은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16년 전의 북한과 지금의 북한은 매우 다르지만, 북한에 단계별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사진=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 신(新)행정부의 대외정책 : 동아시아 정책과 한반도'를 주제로 세종연구소와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APARC)와 공동으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윌리엄 페리 전 장관(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위원)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그는 "협상 전략이 무엇인가와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적어도 6자회담 접근 방식보다는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핵 위험 수준에 대해 페리 전 장관은 "북한 정권이 계획해서 핵무기 공격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된다면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믿고 재래식 무기로 도발을 감행해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면 결국 핵무기를 사용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은 새로운 외교적 접근과 강력한 재래식 군사력 억지를 통해 이 위험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1994∼1997년 국방장관을 맡은 그는 1998년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임명된 뒤 이듬해 평양을 방문해 조명록 당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을 만났다.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북한 체제를 보장한다는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내놓았다.

페리 전 장관의 연설에 이어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프란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민주·발전·법치센터소장, 마이클 맥폴 전 주러시아 미국 대사,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 심윤조 전 국회의원,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등이 연사로 참석해 미국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동아시아 정책 향방에 대해 토의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