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좋은 경제'도 부담…금리 인상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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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좋은 경제'도 부담…금리 인상에 '고심'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6.12.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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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그동안 금융시장 불안과 경제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차일피일 미뤄 왔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지나치게 좋은 여건에 부담을 느끼고 고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고용부터 물가지표까지 모두 호조를 보이는 것이 연준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 증시에서는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장중 최고기록인 19,796.43까지 오르며 20,000선에 바짝 다가섰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도 장중 최고치인 2,264.03까지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의 감산합의가 15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국제유가도 연초의 부진을 씻고 배럴당 5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월 인도분은 이날 2.6% 뛴 배럴당 52.83달러에,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도 55.69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오르게 되면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 재무부 10년물 국채와 10년물 물가연동채권(TIPS) 간 수익률 차이를 나타내는 브레이크 이븐 레이트(BER)가 2.01%를 기록하며 2014년 9월 이후 최고를 보였다. BER은 향후 10년간 물가상승률을 가늠하는 척도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2.478%였다.

▲ 사진=미국 연준 건물.(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8일 미국 대선 당일 금리가 1.867%,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여파가 미쳤던 7월 8일에는 1.366%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에 금리가 급등한 셈이다.

또 11월 실업률은 4.6%로 떨어지며 2007년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전달보다 17만8천 건 증가하면서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물가와 고용지표는 연준이 금리인상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다.

이처럼 금리 인상을 위한 모든 여건이 갖춰지면서 투자자들은 이달 13∼14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물론, 좀 더 공격적인 정책 신호를 내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WSJ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부터 2017년 말까지 금리인상이 네 번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연은 총재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 아래에서 어떻게 정책이 나올지를 먼저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내년 금리인상 횟수 전망 중간값은 두 차례였으며,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세 차례였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아직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확실한 결론을 말하기에는 성급하다"며 "내년에 대해 더 투명하게 알게 된다면 경제 전망에 대한 평가와 적정한 통화정책 관점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고용 지표를 두고 "좀 더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FOMC 회의에서 내놓은 성명문에도 '점진적'이라는 표현이 핵심 단어로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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