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경제 전쟁'?…트럼프 강경행보에 中도 보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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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제 전쟁'?…트럼프 강경행보에 中도 보복 가능성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6.12.1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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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당선인이 보호 무역 성격의 대(對) 중국 경제 제재 강경 행보에 중국이 보복으로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세계 양대 경제체인 미국과 중국의 양자무역 규모는 수교 직전인 1978년 9억9천100만 달러에서 2015년 5천980억달러로 600배가량 늘어나며 경제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미국 기업은 중국에 2만개 이상의 사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의 저임 노동자에 기대 제품을 생산하며 중국과 공급·투자 네트워크가 얽혀있고 미국 소비자들은 저가의 중국 수입품에 익숙해져 있다.

중국은 또 9월말 현재 미국 국채 1조2천억 달러어치를 보유한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기도 하다. 미국이 주로 돈을 빌리는 곳이 중국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미중 경제관계의 양적, 질적 성장에도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대해 강경 행보를 이어가자 중국이 대(對) 미국 보복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국이 환율 조작과 불법 보조금으로 미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전화를 받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고할 것을 시사하자 날카롭게 반응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달 14일 트럼프가 예고한 조치가 현실화되면 "중국은 즉각 반격을 가할 것"이라며 "보잉사에 주문한 여객기들을 에어버스로 바꾸고 미국산 자동차와 아이폰의 중국 판매는 어려움을 겪게 되며 미국산 콩과 옥수수 수입도 중지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미국의 의료기술업체 메드트로닉에 대해 거액의 벌금을 부과한 데 이어 미국의 한 자동차기업에 대해선 공정거래 규정 위반에 따른 벌금을 예고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12일 자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반격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사진=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 전운.(연합뉴스 제공)

최근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대 중국 상위 수출 품목 및 미국과 관계된 사업의 제재를 위해 보복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분쟁이 생길 때마다 미국산 제품에 보복성 관세를 매겼다.

하지만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발발하면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나아가 회복세가 더딘 세계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국제안보센터 수석연구원은 "모두가 패자가 될 것"이라며 "양국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상 상대를 겨냥한 경제보복 조치가 취해지면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적의 핵 공격이 도달하기 전에 보복력을 이용해 상대편도 전멸시키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對) 중국 제재조치로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이나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타격을 받는 것 못지 않게 미국 기업, 특히 농민들도 급성장중인 중국의 중산층 소비시장에 접근할 방법을 잃을 수 있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 중에서도 트럼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미국 중서부 지역의 기업들이 트럼프의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고관세 위협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의 강력한 지원과 미국 노동자 계층의 일자리 상실이 세계화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며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가져왔지만, 글로벌 무역으로 혜택을 봐왔던 이 지역의 상당수 기업은 트럼프의 반중 태도에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드 쇼그렌 미국 인터내셔널푸드 회장은 "우리는 중국에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며 "나의 걱정은 트럼프가 어떤 변화 조치를 내놓든 중국이 다양한 방법으로 보복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땅콩버터, 머스타드, 견과류, 시리얼 등을 생산하는 인터내셔널푸드는 중국이 핵심 수출시장이다. 중국에서 매출의 50% 가량을 내고 있고 미국 매출은 5%에 불과하다.

쇼그렌 회장은 현재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물색하고 있다.

중국에서 장비를 수입해온 오하이오주의 프로그레시브 몰딩 테크놀로지의 레어드 도벤스펙 회장은 "트럼프가 자신의 발언이 미칠 여파를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중국의 값싼 장비를 수입할 수단이 사라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기업도 걱정이 크다. 지난해 제작된 보잉737 석대중 한대를 중국에 인도했던 보잉사는 미중관계의 위기에 특히 취약하다. 보잉은 지난 12일 오는 8월부터 보잉 777 제조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천명한 일자리 문제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제너럴모터스(GM)도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 사업이 혼조세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GM의 최대 시장으로 지난 1∼8월 사이 모두 238만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196만대가 팔린 것과 대비된다.

게다가 중국 공장에서 뷰익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는 GM은 미국 본토로 뷰익을 수출할 때 고율의 관세를 부과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루퍼스 예르샤 미국 전국대외무역협회(NFTC) 회장은 트럼프 정부와 공조하겠지만 보호 무역조치와는 싸우겠다면서 "경제성장을 위한 방편으로 무역 규제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논쟁할 준비가 됐다. 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님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