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가상현실(VR)과 관련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에서 패배했다고 2일 보도했다.
미국 댈러스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비디오 게임 개발사인 제니맥스가 페이스북과 그 계열사인 오큘러스, 이 회사의 임직원 3명을 상대로 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의 주장을 인정하고 5억 달러(약 5천768억 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3주 동안 열린 심리 끝에 배심원단은 평결에서 오큘러스가 3억 달러,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공동창업자는 각각 1억5천만 달러와 5천만 달러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제니맥스에 인수된 id 소프트웨어의 유명 게임 개발자로, 현재는 오큘러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존 카맥이 소송의 핵심인물이었으나 배심은 그에게 배상 책임을 묻지 않았다.
카맥이 전 직장에서 개발한 컴퓨터 코드를 오큘러스의 VR 관련 기술에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것이 제니맥스 측의 주장이었다. 제니백스 측은 당초 페이스북과 오큘러스가 20억 달러를 물어 달라고 요구했었다.
이번 패소로 사업 부진에 시달리는 오큘러스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고 지난 2014년 이 회사를 인수한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18일 법원에 출석해 수 시간 동안 원고 측 변호인과 치열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청바지와 티셔츠를 고집했던 평소의 옷차림과는 달리 짙은 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하고 증언대에 오른 저커버그는 지재권 침해 주장을 시종일관 부인했었다.
오큘러스는 VR 헤드셋인 리프트를 출시하면서 한때 각광을 받았으나 가격이 높고 콘텐츠는 제한적인 데다 HTC와 소니 등이 유사 제품을 출시한 탓에 판매 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