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베트남 공략 핵심 키워드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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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베트남 공략 핵심 키워드 ‘프리미엄’
  • 윤경숙 선임기자
  • 승인 2017.03.09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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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화장품·의류 등 고급 선호 …고소득층 아닌 일반 소비자도 가세

[코리아포스트 이진우기자] 베트남시장이 ‘고급의 고급’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최근 베트남의 한 온라인 매체에 따르면, 현지 한 대형 소매유통업체의 통계 결과(2016년 12월 초 기준) iPhone 7과 iPhone 7 Plus의 판매비율이 35대 65로 나타났음. iPhone 7과 같은 시기에 출시됐으나 더 좋은 사양과 비싼 가격의 iPhone 7 Plus가 두 배 넘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 내용의 기사에는 미국 시장 내 동종제품 판매비율이 함께 인용돼 더욱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미국 일간지 USA Today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 미국 내 iPhone 7과 iPhone 7 Plus의 판매비율은 55대 45로 iPhone 7 판매량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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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코트라 베트남하노이무역관이 현지 시장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핸드폰 시장은 최저가 스마트폰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하지만 iPhone, Galaxy로 대표되는 고급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적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이 핸드폰을 교체하고 있어 고가·고급 스마트폰 시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고급 스마트폰은 물론 일반 스마트폰 자체도 현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을 감안했을 때 고가 제품임에 틀림없으나 그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더욱 고급 버전의 제품 구매를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소비 방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특히 쌀 수출강국 베트남에서  해외 수입 쌀이 뜨고 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베트남은 세계 5위의 쌀 생산국(당해 쌀 생산량 약 4497만 톤)이다.

이렇듯 풍부한 쌀 생산량을 보유한 베트남에서 자국산 쌀보다 비싼 가격의 외국산 쌀 수요가 늘고 있어 이슈가 되고 있다. 외국산 쌀의 주요 수요층은 호찌민시, 하노이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중산층 가구로 파악된다.

참고로 하노이 시내 대형마트 기준 쌀 판매가격(kg당)은  베트남 쌀 1만~2만 동(약 0.4~0.9달러), 태국 쌀 4만~5만 동(약 1.8~2.2달러), 한국 쌀 3만~3만4,000동(약 1.3~1.5달러), 일본 쌀 3만4,000~4만 동(약 1.5~1.8달러)이다.

특히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일본 쌀 대부분은 베트남 현지에서 재배된 일본 품종의 쌀이다. 해당 쌀은 일본 직수입 쌀과 거의 동일한 품질을 자랑하나 가격이 매우 저렴해 많은 수요층을 확보 중이다.

베트남 현지의 쌀 공급자들도 쌀 브랜드 개발, 유기농 쌀 재배 등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고급 쌀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 베트남 소비자들은 왜 ‘고급’을 찾는가?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대, 현지 소비자들의 지출액 확장 이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소득은 소비자의 지출능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 때문에 베트남에서 나타나는 고급제품 수요 증가의 주원인으로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이 가장 먼저 꼽힌다.

베트남 국민의 소득수준은 잰걸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1000달러를 돌파한 베트남의 1인당 국민 소득(명목 GDP 기준)은 6년 후인 2014년 2000달러대에 진입했으며 2016년에도 전년대비 100달러 이상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베트남 통계청 추산 2016년 1인당 GDP 2215달러이다.

대도시 거주자의 소득수준은 상기 수치보다 훨씬 높다.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인 호찌민시의 2016년 1인당 GDP는 5428달러로 발표됐으며  수도 하노이의 경우 공식적 통계 부재로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3000달러 중·후반선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소비자들 역시 과거 대비 자신의 소득수준 향상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및 시장조사 전문 기업 Nielsen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재정상황이 5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답한 베트남 응답자의 비율이 8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역내 국가 평균(69%)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현 재정 상황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현지 소비자들의 개인 소비지출 증가에 한 몫하고있다

Nielsen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현재 재정상태와 관련해 “마음껏 지출할 수 있다(I’m able to spend freely)”와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살고 있으며 어떤 것을 단지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살 수 있다(I live comfortably and am able to buy something just because I want them)”라고 답한 베트남 응답자의 비율이 각 23%, 5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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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역내국 및 아시아 선진국 대비 높은 수치. 1인당 GDP로 산출되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실소득 수준이 세계 중하위권임을 감안했을 때 현지 소비자들은 자신의 객관적 소득 수준과 별개로 현재의 재정 상황과 지출 능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지출 잠재력이 매우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고급’ ≠ ‘비싸다’ 소비자 인식 변화 추세
고급제품을 그저 가격이 비싼 제품으로 치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베트남 소비자들은 ‘고급제품’을 보다 다양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Nielsen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급제품’을 ‘가격이 비싼 제품’으로 여기는 응답자의 비율은 25%에 불과했으며 ‘고품질의 원료와 재료로 만들어진 제품’,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인식하는 베트남 응답자의 비율이 각 63%, 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렇듯 고급제품에 대한 인식 변화도 현지 소비자들의 고급제품 소비 확산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열악한 소비유통시장 환경이 고급제품 선호를 부추긴다 . Nielsen 보고서는 또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고급제품’ 인식 방식에 있어 ‘브랜드 가치’와 ‘제품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지적했음다.

특히 베트남 일반 소비자들의 브랜드 제품 선호 현상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방식의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일부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이른바 ‘사치성 소비’와는 달리 가처분소득이 제한적인 일반 소비자들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방법으로 평판 좋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급제품과 모조품, 위조품 만연으로 판매제품의 안정성과 품질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시장 상황은 양호한 품질, 가급적 좋은 품질의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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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소비자들은 추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품질이 보장되는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제품 고장으로 인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기를 원하고 있다.

◇‘가성비 추구’ … ‘가치 소비’로 진화 
 베트남 소비자들의 고급제품 선호 현상은 가성비를 쫓는 소비 성향에서 업그레이드된 ‘가치 소비’로도 해석된다.

 가성비가 주요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가격이 다소 비싸도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보급 확산과 SNS(사회공유망)의 발달로 가성비 좋은 제품에 대한 정보 공유가 용이해진 점도 이러한 소비 트랜드 확산에 한 몫 하고 있다.

가치소비는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거나 본인의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는 과감히 소비하고 지향하는 가치의 수준은 낮추지 않는 대신 가격·만족도 등을 꼼꼼히 따져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성향을 지칭한다.

◇ 프리미엄 유망시장은?...유기농, 고기능성·고효율성 
 베트남인들은 비싸도 고급을 산다 , 전자제품 살 때도 고급제품을 선호한다 Nielsen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들의 고급제품 구매 의향이 가장 높은 품목은 전자제품이며 화장품과 의류·신발 구매에서도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보디·헤어케어 제품은 물론 육류·수산물, 유제품과 유아용 식품 등의 먹거리 구매 시에도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점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고급제품 구매 시 안전, 건강, 환경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제품 특성별 추가지불 의향도에 대한 Nielsen 설문조사 결과, 베트남 소비자들은 ‘일반제품 대비 고품질 제품’ 구매를 위해 일반 가격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농·자연유래성분 제품’, ‘고기능성·고효율성 제품’, ‘친환경·지속가능한 원료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 지불 의향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집계된다 . 

이는 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일반 제품을 주로 소비하고 있는 베트남 소비자라 하더라도 일반 제품보다 품질이 뛰어나거나 성능이 좋은 제품 구입에는 흔쾌히 지갑을 열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베트남 소비자들이 건강 관련 소비에 관대하며 친환경 소비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프리미엄 이미지구축 선행 필요
베트남은 소득 증가로 한층 여유로워진 지갑 사정으로 소비력이 성장일로에 있다.
이는 베트남의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현지인들이 체감하는 소득여건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현지인들은 자신의 현 재정상황과 지출 능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들의 소비 잠재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합리적인 소비문화 확산이 고급제품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구매력 향상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가격민감도가 다소 하락한 것과 동시에 품질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소비의 질을 추구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고급제품 소비 선호로 이어지고 있어 일반제품 대비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품질이 보장되는 고급제품을 소비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려는 현지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신선영 베트남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 시장 공략의 핵심 키워드는 '프리미엄'이다 .무조건 싼 제품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대 만족도를 추구하고자 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반영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고급제품 구매 의사가 높게 나타난 제품군(전자제품, 화장품, 의류·신발, 욕실제품, 일부 식품)의 경우 적절한 프리미엄화 전략을 동반한 현지 시장 진출이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만, 확실한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품질과 성능의 차별성, 제품의 친자연적·친환경적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으로서의 확실한 이미지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신선영 무역관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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