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시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 스마트폰 고객을 뺏기 위한 전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갤럭시S8 시리즈가 지난 29일 공개된 데 이어 올 가을에는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두 회사 간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상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단계로 접어든 데다 고객들은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갈아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시장점유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출시된 신제품에 혁신이 부족했던 것도 갈아타기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갤럭시S8은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었다. 전체화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을 83%로 높여 몰입감을 좋게 했으며, 인공지능(AI) 비서격인 빅스비를 장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잠금해제 기능에 얼굴인식을 포함한 것도 특징이다.
애플이 가을에 내놓을 제품도 아이폰7과는 차이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이폰7은 기존 제품의 기능을 약간 개선하는데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갤럭시S8은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본 삼성전자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며, 애플 또한 아이폰7에 쏟아졌던 비판을 만회하기 위해 차기 제품에는 혁신을 담을 것으로 보고 치열한 고객 쟁탈전을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르키트의 웨인 램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이례적으로 갈아타기가 많은 해가 될 것 같다"며 "갤럭시S8이 인상 깊은 디자인을 갖춘 데다가 차기 아이폰이 가을에 나오는 점도 부분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내놓을 신제품은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무선 충전 기능과 안면인식 기능 등이 들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의 가격이 1천 달러(약 111만9천 원)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가격경쟁력에서 갤럭시S8에 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는 각각 750달러, 850달러 수준에서 판매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롭 치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비싼 가격이 충성고격을 떨어져 나가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회사 간 최대 격전이 벌어질 시장은 미국이 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상했다. 중국, 인도 등의 시장은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 비해 미국에서는 성능을 보고 구입하려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보면 애플 32.5%, 삼성 25.7%(스트레이터지 애널리틱스 통계 기준)였다. 전년과 비교할 때 애플은 2.8% 포인트 떨어지고 삼성은 2.1% 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작년에 아이폰 고객의 15%가 안드로이드폰(삼성전자 제품 포함)으로 바꿨으며, 반대로 안드로이드폰 고객의 11%가 아이폰으로 갈아탔다.
후발 업체들의 전략도 두 선두업체의 전쟁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의 화웨이는 지난달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2021년까지 선두업체들을 따라잡겠다고 선언했으며, 구글도 작년 말에 내놓은 새 픽셀폰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