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윤경숙 선임기자] 파라과이의 카르테스 정부는 낙후된 인프라를 임기 내에 최대한 개선한다는 목표 하에 과거 정부와는 달리 보다 주도적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투자 의지를 보여왔다.
파라과이의 고질적인 문제인 재정부족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외채에 대해 보수적이었던 그동안의 정책 기조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외채를 수용하고, 제도적으로 민간자본 참여를 장려했다..
2013~2016년까지 국제시장에 23억8000만 달러 상당의 국채를 발행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민관합작(PPP)제도 도입을 통해 공공사업에 대한 민간자본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실제 카르테스 정부는 취임 이후 2016년까지 인프라 관련 전체 43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지난 정권 10년간 인프라 투자액은 연평균 2억 달러에 불과 했다. 프로젝트 발주 과정에서 외국기업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 국내기업 간의 입찰가 담합 등의 병폐를 제거한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카르테스 정부의 첫 대형 프로젝트인 ‘8번 국도 건설’사업으로 당시 우리나라 기업이 외국기업으로는 최초로 파라과이 도로건설사업을 수주했으며 이후 파라과이 현지 건설사들이 과도하게 부풀렸던 도로건설 단가가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카르테스 정부의 노력에도 파라과이 국내에서는 프로젝트 추진 관련 부정적 여론이 점차 커져가는 분위기이다. 발주한 사업은 많으나 실제 계약 또는 착공단계까지 진행되지 못하고 연기되는 사례가 많다.
또한, 카르테스 정부 취임 이후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국가채무가 50% 증가하고, 이 중 76.5%가 외채인 점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늘어난 부채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비판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집권 5년차에 들어서며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인해 2017년, 프로젝트 둔화가 전망된다 .카르테스 정부가 들어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던 프로젝트 입찰 규모가, 집권 4년차였던 2016년에는 소폭 하락하며 주춤세를 보인 것이다.
2017년 하반기부터 각 정당의 대선 후보 선출 등 선거운동이 본격화됨에 따라 프로젝트 추진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프로젝트 개발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계획돼 있었으나 발주하지 못한 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되거나 입찰이 진행됐으나 아직 계약 또는 착공 단계까지 진행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최대한 선거 전에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PPP & PF 제도가 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정부의 재정 부족에 대한 최고의 대안이자 희망으로 여겨졌던 PPP와 PF 제도는 파라과이 정부 자체의 행정 역량 부족으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처음 도입하는 PPP와 PF에 대한 정부 관료들의 낮은 이해도 등으로 이 제도를 통해 추진한 주요 국책사업들이 계속 연기되면서 아직까지 단 하나도 성약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한 프로젝트 참여에 관심을 보였던 외국기업들이 포기하거나 이 제도로 준비하던 사업의 재원 조달방식을 급히 변경하기도 한 상태이다.
PF 제도를 도입해 추진하려 했던 전력 인프라의 경우 2015년 말 PF 도입 계획을 백지화하고 WB, IDB, CAF 차관 등 전통적인 재원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파라과이 전력청(ANDE)은 프로젝트 계획을 재편하고, 2016년 중에 CAF 차관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연기되는 상황 이다
PPP나 PF로 추진하던 주요 도로, 공항, 수처리 인프라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 이 추진방식을 유지하고 있다..파라과이 정부는 위에 언급된 주요 도로 프로젝트 외에도 여러 도로 프로젝트를 발주해 진행하고 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는 IDB 등 다자기구차관이나 발주자 자체 펀딩 등 전통적인 재원을 활용해 추진하는 반면, 규모가 큰 프로젝트의 경우 PPP와 PF 제도를 도입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통적인 재원 조달방식으로 추진된 프로젝트만 계약 성사 및 시공까지 진행된다. PPP, PF와 같은 민자 참여가 필요한 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단 하나도 성약 단계까지 진행되지 못한 상태이다
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다수의 프로젝트가 PPP 및 PF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장기간에 걸쳐 지연되고 있다. MOPC의 대표 프로젝트 중 하나인 ‘2번 & 7번 국도 확장’ 사업이 2013년 발주됐으나, 2016년 10월 들어서 겨우 한 기업이 낙찰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 PPP 제도에 대한 시행착오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는데 발주 초기 많은 외국기업 및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다가 협상과정에서 대부분 포기하고, 현재 낙찰된 ‘SACYR & MOTA ENGIL & OCHO A’ 컨소시엄만 남게 된것이다
파라과이 정부는 관심기업이 1개만 남고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자, 당초 계획했던 조건보다 불리한 사업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 컨소시엄을 낙찰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현지 정부 관료들의 PPP 제도에 대한 낮은 이해도에 인한 것으로, 프로젝트 참가기업 및 투자자들과 협상 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해 빚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2017년에는 PPP 및 PF 프로젝트의 계약, 착공을 서둘러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라과이 정부는 2017년이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임에 따라, 올해 하반기 선거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에 주요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한 계약 체결 및 착공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순시온 광역철도 프로젝트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 초기 우리나라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타진한 바 있고 2015년에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타당성조사 용역(F/S)을 수주하기도 했다
파라과이철도공사(FEPASA)는 민관합작 투자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철도 프로젝트 부지 무단 점거민들의 이주 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 등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프로젝트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한편, 해당 사업 실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어, 정부 일각에서는 다른 교통 인프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BRT 사업의 경우 이미 이전 정권 수년 전부터 IDB 차관을 확보했으나 이번 정권까지 추진하지 못했던 사업으로, 현 정권 들어 입찰 및 성약까지 진행시켜 현재 포르투갈 업체가 시공 준비 작업 중이다.
다만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BRT 구간 내의 주민들이 이 사업에 대해 반대하고 나서며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아순시온 공항 현대화 프로젝트는 MOPC의 PPP 대표사업 중 하나로 사업 초기 우리나라 기업들을 비롯해 많은 외국기업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2번 & 7번 국도 확장’ 사업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 협상 과정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업 참여를 포기한 곳이다. 결국 프랑스 Vinci 컨소시엄과 스페인 Sacyr 컨소시엄만 남아 현재 협상이 진행 중임.
수처리 사업은 전부 PF로 추진 중이다 .일부 소규모 프로젝트 외에는 전부 재정사업이 아닌 PF를 통한 민자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수도권 하수처리시설 프로젝트가 가장 먼저 발주된 사업이나, 아직까지 낙찰 여부도 결정되지 않고 지연되고 있다.
전력 인프라 분야는 현재 파라과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분야이다. 2016년 초 폭염과 함께 찾아온 대규모 정전사태로 파라과이 국민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전력 인프라가 국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야로 여론의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시작되는 대선 레이스를 앞둔 상황에서 최우선 순위를 두고 추진하려는 분위기이다.
당초 ‘15년까지 주요 전력 프로젝트를 PF 제도로 추진하고 있었으나, 신속한 사업 실행을 위해 전통적인 재원 방식으로 변경했다 .광역도시 송배전망 개선 사업의 경우, 재원 확보가 마무리 단계임에 따라 ‘17년 내 발주가 유력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6년 8월경 발주해야 했으나, 예정보다 관련 절차가 오래 소요돼 올해까지 연기된 것. 수도권 배전망 개선의 시급성 등으로 올해 안으로는 발주돼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전통합관리시스템(IDMS) 사업의 경우, 발주처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 장려한다.
발주처인 파라과이전력청(ANDE)은 Global Project Plaza 2016 행사에 참석해, '이 프로젝트 추진 배경이 몇 년 전 한전의 사업 소개 및 제안이 계기가 된 것이며, 한국 기업이 이 사업에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ICT 분야는 아직 시기상조이라는 분석이다. 파라과이 정부는 제한적인 재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도로, 수처리, 전력 등의 기본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ICT 인프라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국제기구 ODA 사업 외에 파라과이 정부가 자체적으로 발주하는 IT 프로젝트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해외프로젝트 지원 기금 등을 활용, 우리 기업이 현지 정부의 수요를 파악해 사업을 개발해 선(先) 제안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방안이다. 스마트시티의 경우에도 파라과이 정부로서는 추진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코트라 김대현 파라과이 아순시온무역관은 “‘17년은 파라과이의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해이자 카르테스 정부가 추진하는 재선, 개헌 등이 걸려있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로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필요해 올해 상반기 중 그동안 연기됐던 프로젝트를 최대한 진척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선거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17년 상반기 프로젝트 추이에 주목하고, 무역관을 활용한 업데이트된 프로젝트 정보를 취득해 사전에 입찰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김무역관은 지적한다.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수주 기회 발생도 예상되는 부문이다. 대형 프로젝트가 발주되며 관련 설계, 감리 등 엔지니어링 사업 발주도 예상된다. 파라과이 진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우리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올해에는 구체적인 수주 성과를 일정 부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파라과이 정부는 국책사업에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에게 동등하게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만 갖추고 있다면 엔지니어링 분야도 진출이 가능하다 대형 프로젝트 외에도 이와 관련된 전력기자재 구매 입찰이 꾸준히 진행되 므로 유력벤더를 통한 제품 수출 등의 간접조달 시장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조업이 전무하다시피 한 파라과이의 경우 전력기자재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상황이다.특히, 물품 구매 입찰의 경우 입찰기한이 짧은 편이기 때문에 현지 벤더들과의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실질적인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페인어 구사가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거나, 지사화 사업 등 무역관의 밀착 지원서비스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