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가족과 내 인생도 골프만큼 중요하다’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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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가족과 내 인생도 골프만큼 중요하다’ (풀 스토리)
  • 김백상 기자
  • 승인 2017.05.24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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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0위 장하나, 6월부터 KLPGA로 전격 복귀 선언

[코리아포스트 김백상 기자] 세계랭킹 10위(5월 넷째 주 현재) 장하나(25, BC카드)가 LPGA 투어 멤버십 카드를 반납하고, 올 6월부터 KLPGA 투어로 전격 복귀한다.

복귀 무대는 제주도로 정했다. 6월 2일과 9일 제주도에서 연이어 열리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과 S-OIL 챔피언십에서 국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 KLPGA 투어 복귀 기자회견 중인 장하나(25, BC카드)

늘 밝은 표정과 활기 넘치는 성격으로 국내 팬들 뿐 아니라 현지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장하나(25, BC카드)가 왜 갑자기 국내 무대로 복귀 하는지 5월 23일 서울 광화문 한정식집 진진바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LPGA 투어로 복귀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밝혔다.

“작년 말부터 엄마가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올해 초 우승도 하고 좋은 시점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최근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성적을 위해 다시 골프에 집중하다 보면 금방 3~4년은 지나게 되고 나이도 서른이 넘을 거 같다.”며, “서른 넘어서까지 미국 무대에 있다가는 내게 중요한 가족, 친구, 나의 인생 등 많은 것을 잃게 될 거 같다.”고 밝혔다.

장하나는 더 이상 골프에만 집중하는 인생보단 가족과 자신의 인생을 택했다. 어머니랑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결심했다.

“엄마와 맛집 투어 다닐 거에요. 수원에 사니까 강원도, 대전 등 여러 맛집 다니면서 건강 회복 하고 싶어요.”

장하나는 회견장에서 자신이 직접 써온 편지를 읽었다. 갑작스레 한국 무대로 돌아오게 된 이유를 밝힌 글이었다.

장하나는 지난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부모님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저 장하나는 세계 랭킹 1위가 유일한 목표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항상 함께 하시는 노령의 아버지, 한국에 홀로 계시는 외로운 어머니를 생각할 때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이제는 부모님,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며 보다 더 즐거운 골프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더불어 그 동안 제가 받았던 과분한 사랑을 다시 어려운 이웃 분 들에게 나누면서 도와주는 기쁨도 가지고 싶습니다.”

장하나가 준비해온 회견문의 일부다.

장하나는 특히 부모님이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고생하는 모습이 더는 참기 어려웠나보다.

그는 자신의 목표에만 집중해 그간 돌아보지 못한 가족과 친구 한국의 팬들의 소중함을 이제는 깨닫았다.

“세계 1위가 목표였고, 그것이 행복인 줄 알았지만 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다.”며 울먹였다.

장하나는 가족들과 소소한 일상을 이제는 많이 누리고 싶어했다.

“아버지가 백화점 가면 사람들한테 할아버지라 불린다.”며, ”어머니도 우울증 약을 복용할 정도로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부모님 얘기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 KLPGA 투어 복귀 기자회견 중 준비해온 편지를 읽다가 아버지 얘기에 눈물 흘리는 장하나

장하나의 아버지인 장창호(65)씨도 “지난 삼천리 대회 때도 집사람이 힘들어 하고 우울증 약도 복용 중이었다. 3년 후면 70이 넘어 가는데 1년에 330일을 혼자 집에서 지내 너무 힘들어한다.”며, “40이 넘어 늦게 본 딸에게 뒷바라지만 했지 행복한 시간을 보낸 추억이 많이 없다.”고 밝혔다.

장하나는 골프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앞으로도 쌓아나갈 것이다.

하지만 더 즐거운 골프 인생을 위해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LPGA커미셔너 마이크 완도 “굿바이 앤 굿럭”이라며, “앞으로의 골프인생 잘 되길, LPGA투어에서도 볼 수있게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장하나에게 전했다.

장하나의 국내 무대 시드는 올해까지 유효하다. 2012년 우승했던 ‘KB금융스타챔피언십’ 우승으로 5년간 시드를 부여 받았다. 다른 대회 우승으로도 시드를 받았지만 모두 유효기간은 2017년 까지다.

LPGA투어에서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좋은 기억들 남겨줘서 고맙다'는 제목의 글을 남기며 아쉬움을 전해…..

장하나는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입회했다. 2012년 메이저대회인 ‘KB금융스타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2013년엔 4승을 쌓으며 국내여자골프의 강자로 우뚝 섰다. 그해 KLPGA 투어 대상과 상금왕 등 2관왕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매년 1승 이상씩을 추가하며 장하나는 더 큰 무대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5년 드디어 꿈에 그리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무대에 데뷔한다. 국내에서 활동하며 도전한 퀄리파잉 스쿨(Q-SCHOOL)에서 공동 6위로 풀시드를 받은 그는 데뷔 해에 준우승만 세 번을 거두며 한해를 보냈다.

데뷔 해에 여러 차례의 준우승으로 우승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앞섰던 장하나는 이듬해인 2016년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시작으로 HSBC 위민스 챔피언스와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국내 선수 중 최다승인 3승을 거두며 그의 존재를 미국 무대에 각인시켰다.

우승할 때마다 다양한 퍼포먼스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 그에게 LPGA투어에서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좋은 기억들 남겨줘서 고맙다'는 제목의 글을 남기며 아쉬움을 전했다.

LPGA는 이 글에서 "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둔 장하나가 이번 주 투어 멤버십을 반납하고 한국 여자 프로 골프(KLPGA) 투어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2015년 신인으로 투어에 등장해 사무라이, 비욘세 등의 동작을 흉내 낸 우승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고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렇듯 승승장구하며 LPGA무대에서도 국내 무대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이던 그가 갑자기 국내 무대로 복귀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다양한 의혹과 궁금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장하나는 “골프보다 더 중요한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가족과 내 인생도 골프만큼 중요하다.”

장하나는 올 시즌 국내 투어에 초청선수로 여러 차례 출전했다. 그는 4월 열린 ‘삼천리투게더오픈’ 기자회견에서 “나 때문에 이산가족처럼 떨어져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미국 투어의 힘든 점에 대해 토로했다. 특히 부모님 얘기를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주변 지인들에겐 여러 차례 미국에서의 투어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며 괴로움을 여러 차례 토로 했다고 밝혔다.

장하나는 올해로 골프를 시작한지 17년이 됐다. 골프만 알고 골프만 생각하며 지내온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많은 영광의 순간들이 있었다.

장하나는 LPGA투어에서도 네 번이나 우승을 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엔 허전함이 남았다. 우승을 하고 축하를 받으면 너무 좋았지만 집으로 돌아와 혼자 방에서 휴식을 취할 때면 늘 공허함을 느꼈다.

어린 장하나의 목표는 골프였다. 하지만 20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자신의 생활에 있어 다른 주변의 모든 중요한 것들을 잃게 되는 게 싫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리고 지난 아시안 투어 일본 대회 때부터 국내 무대 복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했다.

올 시즌엔 유독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복귀가 많았다.

이선화(31·다이아몬드클래스), 박주영(27·호반건설), 정연주(25·SBI저축은행), 백규정(22·CJ오쇼핑) 등이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다.

KLPGA는 LPGA, JLPGA와 함께 세계 3대 투어로 성장했다. 대회 수, 갤러리, 투어 뛰는 선수들의 실력 등 해외 투어 못지않은 인기와 규모를 자랑한다.

국내 기존 강자들과 루키 그리고 해외파 선수들까지 가세해 2017시즌은 더욱 뜨겁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 된다.

아직도 많이 남은 올 시즌 골프팬들은 이번 장하나의 복귀로 인해 더 다이내믹하고 열정적인 골프경기를 즐기게 될 것이다.

장하나의 복귀, 그리고 KLPGA의 판도는

장하나는 국내 복귀가 골프 선수로의 목표가 작아진 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LPGA무대에 복귀하겠느냐는 질문에 “운동선수로서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다. 자신에 대한 많은 고민 속에 내린 결정이라 다시 번복하긴 쉽지않다.”며, 미국에 많은 분들도 2019년까지시드가 있는데 왜 갈까? 많은 의구심을 보였지만 “가족과 인생도 골프만큼 중요하기에 내린 결정”이라며 국내 무대에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장하나는 미국에서 투어 활동 중에도 초청선수로 한국에 오면 톱10에 드는 등 성적이 좋았다. 그렇기에 성적에 대한 그런 기대감은 “부담과 설렘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부담감이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단다.

“한국 메이저대회도 미국과 같이 5개다. 메이저 우승이 욕심난다. 국내 8승이지만 메이저는 2승뿐”이라며 “남은 기간 열심히 해서 메이저대회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사진 좌부터 장하나(25, BC카드), 김해림(27, 롯데골프단), 김자영2(26, AB&I 골프단), 박민지(18, NH투자증권)

국내 무대엔 대형신인 박민지를 비롯해 다시 돌아온 ‘얼음공주’ 김자영2, 무관의 한을 푼 김지영, 2년차 신드롬 이정은6, 95년 동갑내기 고진영, 김민선5, 미국에서 돌아온 백규정, 투어 상금 순위 1위(5월 현재) 김해림, 꾸준한 배선우 등 나열하기 힘들만큼 많은 투어 강자들이 있다.

대체적으로 국내 투어에서도 반기는 입장이다. KLPA 김남진 사무국장은 “장 프로의 복귀는 국내 투어 복귀를 저울질해 온 다른 A급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내 투어 선수층이 한층 두터워지고 대회 수준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장하나의 전격 KLPGA 등장은 국내 투어를 한층 더 달굴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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