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경유·휘발유차 판매금지 선언 파장 유럽·아시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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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경유·휘발유차 판매금지 선언 파장 유럽·아시아로 확산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7.07.1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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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2040년까지 모든 경유·휘발유 차량의 국내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프랑스의 야심 찬 계획이 세계 자동차 업계에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니콜라 윌로 프랑스 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2040년까지 모든 휘발유와 경유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는 혁명적인 조치를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선언 이후 국제무대에서 기후변화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부의 화려한 홍보전략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지만 프랑스의 선도적 선언을 계기로 이미 불기 시작한 휘발유·디젤차에 대한 역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구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 배출억제와 도시 지역의 대기오염 대책 측면에서 휘발유·디젤차에 대한 역풍이 진작부터 불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노르웨이에서는 프랑스보다 빠른 202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을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독일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연방 상원은 작년 가을 2030년까지 휘발유와 경유차 판매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연방 하원에서 법안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운수장관도 상원의 결의안을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구속력 없는 결의로 끝나고 말았지만, 유럽 최대의 자동차 생산·소비국에서까지 이런 논의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움직임은 아시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4위의 자동차 시장인 인도가 대표적이다. 피유시 고얄 인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4월 "2030년까지 시판 자동차를 모두 전기차(EV)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일거에 전기차로 바꿔 자국 자동차 산업을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중국도 비슷한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메이커 측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2일 첫 양산 자동차인 "모델 3" 소비자 인도를 이달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자동차 메이커 볼보는 5일 2019년 이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만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르노사는 한번 충전으로 400㎞를 달리도록 한 유럽 기준을 충족시키는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독일 폴크스바겐 계열의 아우디와 포르셰도 한번 충전으로 500㎞를 주행하는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내스(BNEF)는 지난 6일 2040년 시점에서 세계 승용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전기차의 비중이 54%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는 기존 예상 35%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

▲ 사진=기자회견하는 니콜라 윌로 프랑스 에너지환경 장관.(연합뉴스 제공)

BNEF는 새 예측에서 2020년 시점의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3%, 2025년에는 18%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이 전지 가격이 하락하고 용량은 커져 "2025~2029년이면 전기차 판매가격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싸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스위스 대형 금융기관인 UBS가 2018년 시점에서 전기차를 살 경우 전체 비용이 휘발유차와 같아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화제가 됐다. 이는 물론 전기차를 수명이 다할 때까지 탄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BNEF의 예측에서는 2020년대 후반이면 전기차를 구입하는 순간부터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한다. 전기차 보급의 장애가 더욱 낮아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BNEF는 2040년 기준 시장별 신차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할 비중도 예측했다. 유럽이 67%, 미국 58%, 중국 51%다. "전기차를 빨리 채용하는 국가가 2040년에는 리더가 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노르웨이, 프랑스, 영국을 꼽았다.

2040년에는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의 33%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사림 모시 BNEF 애널리스트는 "전기차는 무서운 기세로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면서 "세계적으로 거액의 충전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전기차 충전까지를 염두에 둔 재생에너지 등 분산형 전원(電源) 정비 등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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