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2' 올해 시설투자 사상최대…최대 3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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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빅2' 올해 시설투자 사상최대…최대 30조원
  • 정수향 기자
  • 승인 2017.08.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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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정수향 기자]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빅2'의 시설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최대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두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선제적인 투자로 2∼3년 뒤의 미래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에 12조5천200억원을 집행했다.

1분기에 5조200억원, 2분기에 7조5천억원을 합친 숫자다.

삼성전자는 작년 한 해 반도체 부문에 13조1천5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미 상반기 투자액만 지난해 1년치에 근접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사상 최대 투자 규모였던 2015년의 14조7천200억원도 갈아치울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최대 20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최대 29조원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인 V(수직)-낸드플래시와 시스템 반도체인 이미지센서의 생산능력(캐퍼)을 늘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 미세공정을 도입하는 쪽에 주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지난달 완공된 평택 반도체 공장에 2021년까지 약 3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집행된 투자액을 포함한 것이다.

이 공장에서는 4세대 낸드플래시가 생산되는데 삼성전자는 공장 완공과 함께 곧장 증설에 착수한 상태다. 또 중국 시안(西安) 공장에도 반도체 라인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이다.

화성 공장에서는 평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V(수직)-낸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D램을 생산하는 화성 11라인의 일부를 이미지센서를 생산하는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D램 라인을 전환하더라도 전체적인 D램 생산량이 줄지는 않도록 할 계획이다.

화성 17라인의 일부 빈 공간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용 10나노 생산라인(S3 라인)을 새로 까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내년 초께 가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이미 기흥의 S1 라인에서 10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운영 중인데 이를 증설하는 셈이다.

여기에 미국 오스틴 공장에 2020년까지 15억 달러를 투자해 설비 보완투자를 하겠다는 계획도 대통령의 방미 때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의 반도체 호황(슈퍼 사이클)을 보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인 제품 수요 등에 대한 분석 아래 사상 최대 규모로 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역대 최대인 9조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능력 증대가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지난달 말 투자 규모를 2조6천억원 늘리겠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장 D램과 낸드 제품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통상 반도체 산업에서는 미세공정으로 전환하면 생산량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에는 미세공정의 기술적 난도가 높아지면서 칩을 생산할 때까지 거쳐야 하는 공정 단계가 늘어나 미세공정 전환만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현재 짓고 있는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無錫) 공장의 클린룸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내년 4분기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원래 청주는 2019년 6월, 우시는 같은 해 4월까지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클린룸 구축을 앞당겨 생산공간을 빨리 확보하면 그만큼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장비 투입시기는 시장 상황, 회사의 기술역량 등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과 증권가 일각에서는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생산능력 증대가 과잉생산으로 이어지면 자칫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KB증권 남대종 연구원은 "설비투자 증가는 미세공정 전환만으로는 수요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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