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헝가리 경제성장의 숨은 동력, '독일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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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헝가리 경제성장의 숨은 동력, '독일인 투자'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7.09.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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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헝가리는 외국인 투자에 의한 제조업 수출국이다.

코트라 전상모 헝가리 부다페스트무역관에 따르면 헝가리는 1989년 경제 강화 이후 민간에 축적된 자본이 없어 타 유럽국들의 투자에 의한 산업 발전을 이룩해 왔다고 전했다.

헝가리 통계청(KSH)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헝가리 국내 총생산(GDP)은 약 1097억 유로 규모이며, 같은 해 헝가리 중앙은행(MNB)에 집계된 외국인 직접투자(FDI) 누적액은 773억 유로로 헝가리의 외국인 투자는 전체 GDP의 약 70.4% 수준이다.

헝가리는 '외국인 투자에 의존한 제조업 수출국'으로 국가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분야에는 아우디, 벤츠, 보쉬, 콘티넨탈 타이어 등 외국기업이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전기전자분야에는 삼성전자, 지멘스, GE 등이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 사진=헝가리 신문에 실린 독일 투자기업에 대한 기사, 'Driving Hungary forward(헝가리의 미래를 이끌다)'.(헝가리 부다페스트무역관 제공)

헝가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수출 대부분이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이뤄지으며, 헝가리 투자청(HIPA) 역시 외국인 투자기업이 헝가리 경제성장의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대헝가리 외국인 투자의 22.4%가 독일 기업들이고,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독일인들의 헝가리 투자가 23.0% 증가한 것을 봤을 때 독일 투자는 유럽 양적완화 조치와 더불어 헝가리 경제성장의 한 축 역할을 했다.

심지어 대헝가리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2008년 유럽 경제위기 당시에도 독일인 투자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헝가리에 대한 독일인 투자는 이미 상당히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대표적인 독일계 기업 중 하나인 지멘스(Siemens)의 경우, 이미 1887년에 헝가리 지사를 설립하고 헝가리 대중교통인 전기 트램(Tram)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약 130년이 지난 현재 지멘스는 각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헝가리의 에너지 공급, 인프라 개발, 제조업, 헬스케어까지 자회사를 두어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헝가리에서만 약 3000명의 기술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헝가리-독일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는 냉전시대에는 다소 소강상태였으나, 1989년 헝가리 경제 개방을 계기로 민간분야에서의 양국 경제협력을 비약적인 발전을 기록했다.
헝가리-독일 상공회의소(AHK)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은 지난 20년간 약 800% 성장했다고 전했다.

헝가리는 독일에 수출·수입 모두에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주요인은 독일 기업들의 헝가리에서의 제조활동으로 분석된다.

헝가리에 투자하고 원료 및 중간재를 공급한 후, 완성된 재화를 다시 수입하고 있다.

World Trade Atlas에 따르면 헝가리의 대독일 수출은 2016년 기준 28.1%를 차지해 전체 수출의 1/4을 넘어서고 있으며, 헝가리의 대독일 수입 역시 26.2%로 매우 높은 비중을 기록하고 했고, 역시 1/4을 넘어서고 있는 수치다.

또한 2014년 25.2% 기록했으며 2016년까지도 꾸준히 증가세인 것을 알 수 있다.

헝가리 기업이 등록된 대표적인 DB 웹사이트인 Bisnode에 따르면 2017년 8월 기준 헝가리에 진출한 독일 기업은 3888개이며, 독일계 대기업들 외에도 다수의 독일계 글로벌 강소 기업들이 진출했다.

헝가리-독일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독일 기업들은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헝가리에서 활동하며 느낀 애로점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헝가리 국가경제부(Ministry of Development)를 만나 전달하며 상생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 사진=독일의 대헝가리 투자.(헝가리 부다페스트무역관 제공)

주헝가리 독일대사관 경제담당관에 따르면, 헝가리 진출 기업들은 헝가리 투자에 있어 상당히 만족도가 높다고 하다.

최근 헝가리-독일 상공회의소(AHK)의 회원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헝가리에 기꺼이 재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상당수 독일 기업들은 2차, 3차 증액투자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헝가리는 1989년 경제개방 이후, 올해로 약 28년이 지났다.

개방 초기단계부터 민간에 축적된 자본이 없어서 민간차원의 비즈니스는 아직까지도 확장해나가는 단계이며, 인구 980만 명의 소규모 시장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실제 헝가리 바이어들과 미팅을 해보면 대부분 아직까지 규모가 작은 편이다.

헝가리 시장보다는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 제조기업 및 가치사슬 내 진입을 검토해볼 수 있으며, 대규모 제조업의 경우 대부분 외국인 투자기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헝가리에는 독일계 글로벌 기업 및 연계 중소기업 투자 全 산업에 뻗어있기 때문에 독일계 기업과의 협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최근 독일계 완성차 기업들의 헝가리 증액투자가 진행되면서 원가절감(Cost Down)을 목적으로 한국기업을 새로운 파트너로 삼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경우 한국기업의 현지 생산을 전제로 하고 있다.

헝가리 디스트리뷰터 및 셀러 등과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전 헝가리 정부의 국정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헝가리 정부의 잦은 규제 변화, 최근의 인력난 등으로 인한 비즈니스 환경이 갑작스럽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이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또한 헝가리 진출 독일 커뮤니티는 헝가리 정부와 협력적 관계에서 해법을 찾아나가기 때문에 그 대응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굵직한 헝가리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헝가리 정부에 대한 부패인식지수가 급격히 저평가됐다.

EU기금 등을 활용한 헝가리 정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는 헝가리 정부의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공정한 입찰, 계약 의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내년도 4월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있고, 결과에 따라 헝가리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 상당히 바뀔 여지가 있다. 때문에 헝가리 정부의 반EU, 친러시아적 정책 운영 및 정부의 규제 운영 방식 등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헝가리 투자진출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변수를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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