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우크라 경유 유럽行 가스관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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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우크라 경유 유럽行 가스관 폐쇄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7.09.0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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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경제, 심각한 피해 예상"

[코리아포스트 이경열 기자] 러시아가 최악의 분쟁 상대국인 이웃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현재 건설 중인 유럽 직행 새 가스관들이 완공되는 대로 우크라이나 경유 유럽행 가스관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자국 R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건설 중인 '북부 스트림-2 '(North Stream-2) 가스관과 '터키 스트림' 가스관이 오는 2019년 완공되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노박 장관은 "북부 스트림-2와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2019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라면서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 사용료가 새 가스관 사용료보다 훨씬 싸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가스 공급 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가스관이 새 가스관보다 운송 단가를 더 낮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새로 건설되는 가스관의 경우 첨단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50~60년 전에 건설된 기존 노후 가스관보다 1천 큐빅미터(㎥)당 운송비가 2배 정도 싸다는 것이다.

노박은 러시아 내 가스생산지도 서부 시베리아 지역에서 북극해 인근의 북부 지역으로 이전되고 있어 북부 스트림-2 가스관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19년 말부터 친서방 노선을 걸으며 자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 경유 가스관 이용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적잖은 가스 통과 수수료를 챙겨온 우크라이나는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정부 예산 수입의 10%에 육박하는 연 2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 국가들의 승인 아래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가스 일부를 미리 빼내 쓰던 '역수입'도 더는 불가능해져 가스 요금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가스를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계획을 막을 방도가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부터 러시아 북부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북부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북부 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2개 라인인 북부 스트림 가스관에 2개 라인을 추가로 신설해 연 550억㎥인 가스관의 용량을 두 배로 늘리려는 것이다.

동시에 자국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 서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길이 약 1천100km, 수송 용량 연 630억㎥의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가스 수입자인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터키와 그리스 국경 지역에 설치될 가스 허브에서 목적지까지 가스관을 연장 건설하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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