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독일 폴크스바겐, 코발트값 후려치려다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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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독일 폴크스바겐, 코발트값 후려치려다 '망신살'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7.10.1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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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형대 기자] 전기차에 승부수를 걸고 있는 독일 폴크스바겐(VW)이 무리수를 두다 망신을 당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VW는 최근 전기차의 필수 소재인 코발트의 장기 물량 확보에 나섰으나 생산업체들로부터 철저한 외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VW는 지난달 고정 가격으로 최소 5년분의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해 입찰을 공고했으나 단 1개의 업체도 응찰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당초 9월 말로 정해졌던 입찰 시한을 이달까지로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VW가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 유찰의 이유였다고 전했다. 코발트 시장 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80%나 급등한 상태다.

한 트레이더는 "그들은 자동차 회사라는 이유로 거만해지고 있고 이런 일에 익숙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협상은 무의미하며 논의대상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VW가 당한 낭패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의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들의 장기 확보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을 가리킨다. VW는 2025년에 세계 최대의 전기차 메이커가 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 원자재 트레이더는 VW 측이 필요물량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입찰 공고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8만∼13만t의 코발트를 원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코발트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연간 10만t 수준이다.

▲ 사진=폴크스바겐 전기차 'I.D. 크로즈'.(연합뉴스 제공)

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미국의 테슬라와 독일의 BMW도 비록 입찰 공고를 내지는 않았으나 코발트의 안정적 확보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베터리는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보다 훨씬 많은 양의 소재를 요구한다. 특히 리튬과 코발트는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가격이 극적인 상승 추세를 보여왔다.

자동차 업계는 코발트 물량의 60% 이상이 정정이 불안한 콩코민주공화국(DRC)에서 채굴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지의 코발트 생산은 스위스의 글렌코어, 차이나 몰리브데눔(洛陽欒川鑛業集團)을 포함한 소수 광산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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