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日 해외자산 5년간 50% 늘어 1천조엔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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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日 해외자산 5년간 50% 늘어 1천조엔 돌파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7.10.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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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형대 기자] 일본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에 가진 자산이 사상 처음 1천조 엔(약 1 경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됐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대외순자산도 사상 최대인 350조 엔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자산은 지난 5년간 약 50% 늘어나면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배로 늘어났다. 수출 등으로 번 자금을 외국의 주식이나 채권 투자에 투입하면서다.

주체별로는 개인은 분산투자를 위해 투자신탁을 통해 미국에, 기업은 외국에서 성장하기 위해 미국이나 아시아에 투자를, 생명보험이나 연금은 일본의 초저금리를 피해 해외금융상품에 집중투자했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곧바로 해외에 재투자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규모 해외자산은 약점도 된다. 자산가치가 해외의 경기나 환율변동 등 외부변수의 영향을 받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 집계결과 6월말 해외자산 잔고는 990조 엔이다. 그런데 이후 증권투자만으로 10조엔 이상 늘어났다. 엔화 하락으로 해외자산 평가액도 늘어 현재 잔고가 1천조엔을 넘은 것은 확실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해외자산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23조 달러(약 2경6천조 원)지만, 과거 5년간 10% 미만 성장에 그쳤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은 소폭 줄어들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대외자산이 크게 늘어난 일본 사례가 두드러진다. 해외자산 절반 가까이는 증권투자다. 6월 말 453조 엔으로 3년간 100조엔 늘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로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실제로 일본국채는 비교적 금리가 높은 20년물 채권에서도 실세금리가 0.6% 정도로 국제 수준에 비하면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투자자금이 해외로 나갔다.

일본생명보험 쓰쓰이 요시노부 사장은 "(금리가) 적어도 1% 정도가 아니면 투자 대상이 안 된다"며 우량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투자의 중심을 해외로 옮기는 실태를 전했다.

이러한 것을 배경으로 공적연금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의 운용자산 가운데 외국증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6월말 현재 37%로 5년 전보다 17%포인트나 늘었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6월 잔고는 168조 엔으로 지난 5년간 약 2배로 늘었다. 기업들이 미국이나 아시아에서 투자수익을 올리며 인수합병(M&A)을 활발하게 한 영향도 컸다.

개인들의 해외 투자 의욕도 왕성하다. 일본은행의 자금순환통계에 따르면 개인의 투자신탁은 6월말 처음으로 100조 엔을 넘어 5년 사이 거의 배로 늘어났다.

▲ 사진=일본 재무성.(연합뉴스 제공)

인기있는 투자상품은 미국 부동산투자신탁(REIT)과 위험은 크지만 수익률이 높은 미국 저등급채 대상 투자신탁이다. 고령자를 중심으로 일본주식 등을 팔아 투자신탁을 경유해 해외에 투자한다.

일본은행의 자금순환 통계를 바탕으로 니혼게이자이가 자산이 늘어난 요인을 분석한 결과 엔화가치 하락으로 엔화 기준 평가액이 늘어나는 '가격변동'에 의한 부분도 5년간 150조 엔이었다.

아울러 실제의 투융자를 수반하는 순수한 '자본유출'도 5년간 200조 엔대 초반에 이를 정도여서 연간 40조 엔씩이나 되는 기세로 새로운 자금이 해외시장 투자에 나선다는 계산이 나왔다.

해외자산에서 부채를 뺀 대외순자산도 350조 엔으로 사상 최고치 경신을 계속하고 있다. 투자처를 보면 증권투자는 절반이 미국, 30% 가까이는 유럽이다. 직접투자는 북미와 아시아가 중심이다.

세계 주식시장은 현재 강한 상승세다. 그런데 미즈호증권 스에히로 도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외자산 증가로 일본경제가 해외경기나 환율변동에 흔들리기 쉬워졌다"며 해외리스크 고조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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