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코트디부아르 중고의류 시장, 패션산업으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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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코트디부아르 중고의류 시장, 패션산업으로 거듭나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7.11.06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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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제임스김 기자] 1960년대에 처음으로 아비장 내 Treichville 지역을 중심으로 중고의류 판매처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중고의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코트라 장혜진 코트디부아르 아비장무역관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의 중고의류 수입은 2008년 1257만4887달러, 2016년 2257만2689달러를 기록하며 약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내전이 종식된 2011년을 기점으로 수입량이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3년간 수입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감소 폭이 크지 않다.

중고의류 주요 수입국은 가나, 영국, 중국, 한국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코트디부아르 중고의류 수출은 꾸준한 점유율을 보이며 주요 수입국가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수출량이 다소 부진하다.

전통적으로 대부분 상품은 프랑스로부터 수입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중고의류 시장에서는 프랑스 제품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은 다소 특이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 사진=최근 3년간 대코트디부아르 중고의류 수출 상위 10개국.(코트디부아르 아비장무역관 제공)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중고의류를 일컫는 말로 'yougou yougou', 'adokaflè', 'yougos', 'dokes' 등 다양한 단어가 존재한다.

한때  중고의류 시장은 빈곤층만 이용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품질의 의류를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애용하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현재는 코트디부아르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대규모 상권이 됐으며, 비공식 고용과 수입 창출을 담당하는 주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패션에 민감한 젊은 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들은 중고의류를 단순히 값이 저렴한 옷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써 구매하고 있다.

아비장 내에는 중고의류를 판매하는 대규모 시장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의류뿐만 아니라 신발, 가방, 모자, 벨트 등도 판매한다.

제품 가격은 질과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00~1만CFA 프랑(0.18~18달러)정도에 대부분 구입 가능하다.

신발 판매업자에 따르면, 중국산은 품질이 다소 떨어져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이고, 대신 한국산 혹은 영국산이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품질로 인기가 좋다.

중고의류는 1990년대 경제위기가 도래하면서 소비자들의 재정상태가 악화돼 저렴한 의류를 찾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인기를 얻어 큰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이러한 인기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새 제품과 비교했을 때, 디자인이나 가격면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중고의류 시장에서는 온갖 종류의 제품들(모자, 신발, 가방, 벨트, 속옷, 아동복, 남성복 등)이 함께 판매되기 때문에 한곳에서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따라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기보다는 중고의류 시장에서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지난 2017년 8월, 아비장 Port-Bouët 지역에서 제1차 세계 중고의류 페스티발(FESTIFRIPA)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백여 명의 상인들이 참가해 다양한 중고의류를 선보였다.

FESTIFRIPA는 판매자와 소비자간의 교류 플랫폼을 형성해 중고의류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 사진=FESTIFRIPA 개최 현장.(코트디부아르 아비장무역관 제공)

올해 처음 시행된 이번 행사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며, 2017년 12월 20~30일 제2차 FESTIFRIPA가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은 중고의류 주요 수출국가로 손꼽힌다. 길거리에서 한글이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거나 가방을 멘 사람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한국산 제품은 품질이나 디자인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여성용 구두는 코트디부아르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현지 바이어에 따르면, 다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재 코트디부아르 중고의류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생문제라 할 수 있다.

중고 상품이라는 특성상 포장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흙, 먼지에 노출된 채 판매되는 것이 부지기수이다. 더욱이 옷은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청결문제가 늘 야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속옷의 경우, 얼룩이 묻어있어도 개의치 않고 버젓이 판매가 이루어지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종종 질병에 걸리기도 한다.

또한 정식 매장이 아닌 가판대로 이루어진 시장이 대부분이므로, 인도를 점령해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한다. 따라서 종종 철거 대상이 되는 등 상인들의 판매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제8회 불어권 국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아비장 Treichville에 위치한 'Belle-ville'시장(가장 큰 중고의류 전문 시장 중 한 곳)의 철거명령을 내렸고, 이곳 상인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사건도 발생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중고의류 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최근 시행된 동아프리카의 중고의류 수입금지 조치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중고의류 페스티벌(FESTIFRIPA)이 개최되는 등 정부가 주도해 산업발전에 힘쓰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연중 무더운 날씨로 겨울용 의류(외투류, 스웨터류 등)는 일반적으로 거의 판매되지는 않지만 다른 국가로 여행을 가야 하는 사람들에겐 꼭 구매해야만 하는 필수 아이템이다. 따라서 겨울의류만 취급하는 업체가 있을정도로 꽤 수요가 큰 틈새시장인 것으로 판단된다.

코트라 장혜진 코트디부아르 아비장무역관은 "오늘날의 중고의류 시장은 거대한 패션 산업으로 변모한 만큼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보다는 품질이나 디자인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며,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남. 시장 공략을 위해선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여타 다른 산업과는 다르게 품질과 디자인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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