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16개월 공석…호주 일각서 미국 향해 "외교적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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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16개월 공석…호주 일각서 미국 향해 "외교적 모욕"
  • 김진우 기자
  • 승인 2018.01.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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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글판 김진우 기자] 호주 주재 미국대사 자리가 무려 16개월 동안 공석으로 남아있으면서 호주에서 동맹국을 홀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황청 대사를 지낸 팀 피셔 전 호주 부총리는 3일 자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미국을 향해 "외교적 모욕"을 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대사의 장기 부재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지폈다.

피셔 전 부총리는 "이는 지금 외교적 모욕에 가깝다"며 "어떤 말을 하더라도 우리는 격하됐고, 우선순위가 뒤처져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오바마 정권 때 호주와 맺은 난민교환협정에 큰 반감을 품은 것이 영향을 줬고,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수사가 호주의 정보 제공으로 시작됐다는 최근 보도도 새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야당인 노동당의 탄야 플리버섹 대표 대행도 미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호주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고 대사직이 공석인 것도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플리버섹은 그러나 이 문제가 더 확대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대사직을 채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친중파로 알려진 봅 카 전 호주 외교장관도 미국대사의 공백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지역을 중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영향력이 커 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 사진=주호주 미국대사관.(연합뉴스 제공)

주호주 미국대사관은 2016년 9월 존 베리 대사가 떠난 뒤 16개월째 제임스 카루소 대리대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대사 자리에 대중 강경파인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 사령관이 유력하지만, 그는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그대로 현직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대사의 장기 공백이 크게 우려되는 사안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턴불 총리는 지난 1일 미국대사의 장기 공백은 미국 행정부에 변화가 있을 때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드니대학 미국학센터의 사이먼 잭먼 소장도 공백이 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이 적임자를 찾는데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인 브루스 헤이도 정치적으로 임명된 대사보다는 현재의 직업외교관 출신과 현안을 다루는 게 훨씬 용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태지역 외교와 안보 부문의 최고 정책 책임자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국방부 아태 안보담당 차관보 자리를 오래 비워두면서 아태지역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결국, 지난해 11월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를, 지난달에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각각 지명했으며,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도 한국대사직에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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