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일본, 노인 먹기쉽게 '부드러운 밥 짓기' 경쟁
상태바
[외교시장] 일본, 노인 먹기쉽게 '부드러운 밥 짓기' 경쟁
  • 김인태 기자
  • 승인 2018.01.18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인태 기자] 일본 전기밥솥이 진화하고 있다. "윤기가 흐르는 차진 밥" 경쟁을 벌여온 업계가 요즘은 거꾸로 찰기를 억제해 밥을 푸석하게 짓는 밥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인의 입맛이 특별히 달라진 건 아니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고령자들을 의식한 상품 전략이다. 찰기를 억제한 밥이 이에 들러붙지 않고 씹는 횟수가 적어도 삼키기 쉽기 때문이다.

밥솥 메이커인 타이거보온병은 올가을 고령자가 삼키기 쉽도록 부드러운 밥을 지을 수 있는 밥솥을 출시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효고(兵庫)현립대학과 추진해온 공동연구성과를 새 제품에 반영한다. 밥을 끈기있게 만드는 "찰기"를 일정한 정도 제거하는 기능을 갖추도록 한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기존 밥솥으로 지은 밥보다 찰기를 절반 정도로 억제해 씹는 횟수를 줄여도 삼키기 쉽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고령자를 돌볼 때는 밥이 뭉쳐지기 쉽게 하려고 약간 걸쭉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효고현립대학과의 공동연구 과정에서 "과도한 끈기는 들러붙는 성질을 강화해 밥을 한꺼번에 삼키기 어렵게 하는" 것으로 확인돼 신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상품 개발담당인 가네마루 히토시는 "지금까지는 밥을 더 차지게 하는 밥솥 경쟁을 해 왔다"고 지적, "(찰기 억제 밥솥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2~6홉 정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밥솥을 4만~5만 엔(약 38만5천 원~48만1천 원)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고령자가 많은 요양원 등 개호(돌봄)시설 등을 주 타깃으로 상정하고 있다.

코끼리보온병은 죽과 밥의 중간 정도인 "부드러운 메뉴" 취사기능을 갖춘 밥솥을 2015년 발매했다. 열과 압력을 가하는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밥알의 탄력을 약하게 해 고령자도 먹기 쉽도록 밥을 지을 수 있다. 미쓰비시(三菱)전기도 밥알의 부드러운 정도와 식감 등을 15가지로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밥솥을 판매하고 있다.

일제 밥솥은 인기가 높은 중국에 대한 수출이 늘고 있지만 일본 국내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조사회사인 Gfk재팬에 따르면 2016년 가전양판점의 전기밥솥 판매량은 4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이에 비해 고령자 가구가 쓰기 편한 소량 밥솥 판매는 16% 증가했다. Gfk 관계자는 아사히(朝日)신문에 "고기능 밥솥 시장은 잎으로 커질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