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한국 1000원 숍, 베트남에서는 '패션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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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한국 1000원 숍, 베트남에서는 '패션 편의점'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8.02.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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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제임스김 기자]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현지 소매유통 시장 규모는 2010년 700억 달러에서 2017년 1,580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해당 기관은 2016~2020년 사이 베트남의 소매유통 시장이 연간 평균 11.9%씩 성장해, 2020년에는 소매유통 산업의 총 매출이 18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코트라 윤보나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에 따르면 시장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유통채널 또한 성장하는 것은 필연이나, 특히 주목할 것은 소매 유통채널이 빠른 속도로 현대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 업체 Nielsen Vietnam은 2016년도 베트남 내 현대 소매유통채널 수가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편의점이나 미니마트, 헬스 앤 뷰티 스토어, 현대식 드러그스토어, 유아용품 전문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유통 채널이 등장해 시장이 세분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이 기간 베트남에서 전통 소매유통채널 수는 전년대비 2% 증가했다.

베트남 내 생활용품 잡화점 브랜드의 콘셉트는 크게 '한국 또는 일본'으로 양분된다.

베트남 시장을 선점한 생활용품 잡화점은 일본의 하찌하찌(Hachi Hachi)와 다이소이다. 이후 2015~2016년 사이, 일본과 중국 자금이 투자된 글로벌 생활용품 잡화 전문점들이 동시다발로 베트남 시장에 진입했다.

이 중 단기간에 가장 많은 매장 수를 확보한 곳은 미니소(MINISO)이다. 이 외에도 중국계 생활용품 잡화점 무무소(MUMUSO)와 일라휘(ilahui)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지 1년 만에 각 30개에 육박하는 매장을 확보했다. 이들은 베트남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 한국, 일본의 국가 이미지를 활용해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기본적인 신뢰도를 구축했다.

▲ 사진=미니소 베트남 지점 매장 전경.(베트남 호치민무역관 제공)

생활용품 잡화 분야에서, 앞서 언급된 브랜드처럼 두각을 드러낸 현지 토종 브랜드는 아직 없다. 반대로 한국과 일본의 국가이미지를 이용한 브랜드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지 소비자들이 보편적으로 베트남보다 선진국의 소비재 상품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참고로 하찌하찌와 다이소가 베트남에 등장한 2007년 당시, 베트남에서는 학교 주변 상권에 5000~1만 동(당시 환율 약 300~600원)의 균일가로 문구용품 등을 판매하는 노점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이를 대체하는 다양한 현대 유통채널들의 등장으로 사양하게 됐다.

미니소는 베트남에 진출한 지 불과 1년 사이 다이소의 6배에 달하는 매장 수를 확보했다. 다이소가 10년 전 베트남 시장을 선점했다는 사실에 비교한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참고로 일본의 코모노야(KOMONOYA) 또한 4만 동 균일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데, 당사의 차별점은 ∆대형 마트 내 입점 전략과 ∆주방 및 가정용품에 특화된 상품 등이다.

코모노야 베트남의 현지 프랜차이즈 에이전시는 Central Group(태국)임. 이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Big C(마트), Nguyen Kim(전자기기), Robins(백화점)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베트남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유통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다이소나 미니소와 같은 생활용품 잡화 전문점은 베트남에서 새롭게 등장한 유통채널이므로 현지의 고유 단어는 없고, 일반적으로 '패션 편의점(cửa hàng tiện lợi thời trang)'이라는 신조어로 언급되곤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패션 편의점이란, 패셔너블(fashionable)하고 편리한 가게 또는 패션잡화를 판매하는 편리한 가게를 의미한다. 베트남에서 편의점(cửa hàng tiện lợi)은 일반적으로 전통 소매 유통채널인 재래시장에 비교해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접근성이 높은 작은 규모의 유통채널을 뜻한다.

앞서 언급된 생활용품 잡화 브랜드들이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1~2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한 가지는 캐릭터를 이용한 디자인 상품의 선반 차지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미니소는 만화 영화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으로 진열장을 채움. 무무소는 매장 한 공간에 자사의 캐릭터(MUMUSO Family) 전용 상품 섹션을 분리해 포토존까지 설치하는 등 전보다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베트남에서 매장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생활용품 잡화점들의 또 다른 변화는 전보다 아동용품 진열 면적이 더 넓어졌다는 점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판매하는 아동용품은 찰흙, 게임 놀이 용품, 색칠공부, 자동차 모형, 소꿉놀이 등의 장난감과 유아용 턱받이, 쿠션 등이다.

베트남 현대유통채널의 인기 요인은 ∆다양한 상품 ∆품질 관리에 대한 신뢰 ∆특정 범위의 가격 정책 ∆접근성(편리함) 등이다.

호찌민시 기준, 현지 시민이 일상 생활에서 즐겨 찾는 쌀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평균 5만 동(2500원) 전후이고 평균 연간 소득은 5500달러 가량이다. 이를 계산한다면, 생활용품 잡화 전문점들이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상품 가격(개당 4만동(2000원)) 자체는 크게 저렴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용품 잡화 전문점 수가 불과 1~2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은, 이들이 현지 소비자에게 상품 품질 관리에 대한 신뢰를 우선 구축했기 때문디다. 또한 이러한 현대유통채널의 성장은 상품의 품질 및 가격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의식이 이 기간 크게 제고됐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이들 브랜드의 다양한 디자인 상품은 현지 소비자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이는 원츠(Wants)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했음을 방증한다.

현지에서 매장을 각 5개 이상 보유한 생활용품 잡화점 브랜드들은 한국 또는 일본의 국가 이미지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다이소와 코모노야를 제외한 그 외 생활용품 잡화점 브랜드들은 현지 언어로 '패션 편의점'으로 분류된다. 실제 이들의 대표 판매 품목 중 일부는 선글라스와 가방 같은 패션잡화, 화장품 등이다.

코트라 윤보나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은 "베트남에서 현지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우리 소비재 중 하나는 패션용품 및 화장품 등을 포함한 미용 제품이다"라며, "이 생활용품 잡화점 브랜드들은 한글을 사용한 포장, 한국 가요, 한국을 연상시키는 브랜드명 등으로 우리 국가이미지에 편승해 현지 시장을 공략 중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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