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앞두고 미 국무장관 틸러슨 전격 해임...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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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앞두고 미 국무장관 틸러슨 전격 해임...어떤 영향?
  • 김재용 기자
  • 승인 2018.03.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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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교가 상황 파악 분주...폼페이오 새 국무장관 "못 넘을 산 아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재용 기자] 한국시간 지난 13일 밤 전격적으로 단행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경질 소식이 우리 외교가를 발칵 뒤흔드는 모습이다. 특히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수장 교체 소식은 큰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번 경질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여러 각도로 이번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분주한 모습이다.

더욱이 강경파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신임 국무장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못 넘을 산'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5일 미국을 방문해 16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었던 만큼, 외교부는 북미국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등을 중심으로 미국 측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서훈 국정원장과 폼페이오 CIA 국장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양국 정보기관 간의 라인이 사실상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이번 외교수장 교체가 북미정상회담 문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13일 "예단하긴 어려운데 CIA라면 국정원의 카운터파트이니 폼페이오 국장은 지금 북한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대화파, 강경파를 떠나서 현재 벌어지는 진전 상황을 이미 잘 알고 있고, 우리와 협력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폼페이오 국장이 강성이라고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으니까 오히려 이야기하기에 좋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반드시 틸러슨 장관이 대화파라고 해서 현 국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어쨌든 거의 매일 대통령과 독대하며 대북 조언을 한다는 사람이 신임 국무장관이 되는 것이니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정상들이 결정해서 '톱다운'(Top down, 상의하달) 식으로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외교수장 교체가 정세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일단 15∼17일로 예정된 강경화 장관의 방미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할지 여부를 14일 중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기간 존 설리번 부장관이 장관대행을 맡을지, 틸러슨 장관이 당분간 자리를 지킬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인 것 같다"며 "강 장관의 방미 기간에 다른 일정들도 잡혀 있었으니 새로운 상황을 전체적으로 보고 출장을 연기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틸러슨 장관이 우리뿐 아니라 일본 등 몇 개국 장관들과 일정을 잡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국무장관 교체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표 전에 우리 측에 통보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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