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갈등 확산…도미노 철수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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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갈등 확산…도미노 철수 현실화하나
  • 한승호 기자
  • 승인 2018.03.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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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한승호 기자]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임대료를 둘러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신라, 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들은 롯데에 이은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소·중견면세점들은 대기업 면세점보다 더 나은 조건이어야 한다며 공동대응에 나섰다.

22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에스엠, 엔타스, 시티플러스, 삼익 등 인천공항 제1터미널 중소·중견면세점들은 지난 16일 인천공항공사에 보낸 공문에서 임대료 37.5% 인하를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항공사 고객별 구매력 차이를 추가로 반영하고, 영업요율은 대기업과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계약에 의하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들은 최저보장액과 영업요율에 따른 임대료 중 높은 금액을 납부한다.

영업요율 방식은 사업자가 매출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면세점은 영업요율을 적용한 임대료가 더 낮아 최소보장액을 납부하고 있다.

중소·중견면세점들은 21일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인 계약변경 철회와 중소기업 보호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2터미널 개항으로 이용객이 감소한 1터미널 면세점 운영 사업자에 임대료를 일괄적으로 27.9% 인하하겠다고 통보했다.

먼저 27.9%를 할인해주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재정산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여객분담률에 따른 임대료 감면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여객분담률은 전체 여객 수 대비 구역별 여객 처리비율을 말한다.

공사가 제시한 27.9%는 작년 말 기준 2터미널 이전 항공사 여객분담률이다.

공사 측은 "2터미널 개장 이후 2개월간 1터미널 면세점 매출감소율은 약 15% 정도에 불과하다"며 "매출감소 폭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임대료를 인하해달라는 일부 면세점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 사진=인천공항에 입점한 에스엠면세점, 엔타스듀티프리, 시티플러스, 삼익악기 등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4개사 직원들이 2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앞에서 임대료 인하와 대기업 면세점과의 차등 적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또한 공사는 항공사별 여객의 구매력 차이가 면세점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한항공 등이 2터미널로 이동한 데다 1터미널에서도 아시아나의 탑승구가 올해 하반기 서편에서 동편으로 이동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과 배치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여객 수나 매출 감소분을 적용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2월에는 설과 중국 춘제 등의 변수가 있었으며 2터미널 개장으로 이용객이 분산되지 않았으면 매출이 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매출에 연동한 임대료 체계 적용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재 인천과 김포를 제외한 공항 면세점은 영업요율 방식으로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인천과 김포공항도 이러한 방식으로 임대료 체계가 변경될지 주목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르면 이달 말 1터미널 면세점 사업 철수를 결정한 롯데면세점의 후속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

김포공항에서도 시티플러스가 다음 달 철수하게 돼 후속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면세점 사업자들이 신뢰할만한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할 경우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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