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 '전지박' 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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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 '전지박' 사업 진출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8.07.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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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헝가리에 생산공장 착공
▲ 두산 로고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두산이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큰 폭의 성장이 전망되는 전지박 사업에 진출한다.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강조해 온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의 일환으로 향후 자동차시장에서 대중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중 전기차의 부품 사업 분야에 뛰어든 것이다.

전지박은 2차 전지의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으로 배터리 음극재에서 발생하는 전자가 이동하는 경로를 의미한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시킬 뿐 아니라 전극의 형상을 유지하는 지지체 역할도 수행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두산은 2014년 룩셈부르크의 동박 제조업체인 서킷포일을 인수해 전지박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 배터리의 고밀도화 및 경량화를 위한 고효율의 하이엔드 전지박 제품 설계·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단계에 이르게 됐다.

두산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두산은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전지박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 아래 동유럽 헝가리 터터바녀(Tatabánya) 산업단지 내 14만㎡ 부지에 공장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연내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이 공장에서는 연간 5만 톤의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220만대에 공급 가능한 규모다.

두산은 동유럽 여러 지역을 후보지로 검토한 결과 입지와 경제성 등 사업성이 가장 뛰어난 헝가리를 최종 사업지로 결정했다. 헝가리 공장은 다수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가 있는 유럽 시장 공략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이 가능하다. 독일의 폭스바겐과 BMW를 비롯해 볼보 등 주요 업체들이 전기차를 생산 중이다.

국내 대형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삼성SDI는 지난 4월부터 33만㎡ 규모의 헝가리 공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5만대 분량이다.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은 축구장 60개 크기인 약 43만㎡ 부지에 들어선다. 수주에 맞춰 증설해 2022년까지 7.5GWh(기가와트시) 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두산은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4차 산업 시대에 진입하며 자동차의 스마트화, 자율주행 가속화가 이뤄지는 한편 환경 문제로 인한 전기차 장려 정책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한 후 미국과 중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지박 수요는 2018년 7만5천톤에서 2025년 97만5천톤으로 연 평균 44%, 시장규모는 2018년 1조원에서 2025년 14조3천억원으로 연 평균 4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전지박 사업의 경우 원가가 높은 데다 공장 건설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이 어려운 만큼, 두산이 선제적으로 수요가 많은 유럽 업체를 인수한 뒤 유럽에 공장까지 건설한다면 신규업체나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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