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흥행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한국서는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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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흥행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한국서는 '시들'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8.11.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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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한국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8월 북미에서 개봉해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열풍'을 일으켰다.

중국계 미국인 존 추 감독이 연출하고 전원 아시아계 배우로 기용해 화제가 됐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동양인들로만 캐스팅해 만든 작품은 1993년 '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 만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개봉 일주일 만에 박스오피스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개봉한 이 영화는 지난 1일까지 총 13만8천 명을 불러들이는 데 그쳤다.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13위로 떨어졌다.

영화는 중국계 미국인인 대학교수 레이철(콘스탄스 우)이 남자친구 닉과 함께 싱가포르로 가, 그의 부유한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싱가포르를 무대로 한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이지만, 화려한 영상과 몰입도 높은 로맨스,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CGV 관객이 매기는 평점인 골든에그 지수도 90%로 높은 편이다. 특히 20대 여성 관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 사진='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그러나 한국 드라마에선 흔하디흔한 소재이다 보니 관객의 지평을 넓히지는 못했다. 일부 관람객 사이에선 "덜 자극적인 한국의 막장드라마 같다", "한국의 '시월드'를 보는 것 같다"는 평이 나왔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북미에서 흥행한 것은 어느 정도 오리엔탈리즘(동양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나 편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서양인들에게는 슈퍼 리치 아시안들의 럭셔리한 모습이 꽤 흥미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평론가는 "그러나 아시아인들에게는 일반 로맨틱 코미디와는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은 데다, 국내에선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이야기여서 화제성이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작품은 홍콩과 영국 등 전 세계적으로 2억3천300만 달러(2천65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이달 30일에는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중국 개봉을 앞두고 있어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서양화한 중국 문화를 정말로 싫어한다"는 중국 영화평론가 말을 인용, 중국 흥행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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