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박물관 소장 조선후기 불화 2점, 한국서 보존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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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박물관 소장 조선후기 불화 2점, 한국서 보존처리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9.02.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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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미국으로 건너간 뒤 안료가 떨어져 나가고 오염이 발생한 조선 후기 불화 2점이 국내에서 보존처리를 마쳤다.

2014년부터 외국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복원을 지원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를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소장 '제석천도'와 '치성광여래도'를 보존 처리했다고 18일 밝혔다.

두 그림은 미국의 체육행정가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지낸 에이버리 브런디지(1887∼1970)가 수집한 작품이다. 브런디지는 1930년대부터 동양 미술품을 모았고, 1959년 샌프란시스코시에 소장품을 기증해 아시아미술관 설립의 토대를 놓았다.

제석천도는 불교에서 불법과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을 보호한다는 제석천을 그린 그림이다.

이번에 보존처리가 마무리된 제석천도는 가로 63.8㎝, 세로 74.4㎝ 크기다. 그림에 대한 정보를 기록한 화기(畵記)에 따르면 승려화가 취관 등이 1750년에 제작했다.

▲ 사진=제석천도.(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 제공)

치성광여래도는 재난 극복과 수명 연장을 기원하며 완성한 가로 115.6㎝, 세로 95.3㎝ 그림이다. 화기가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제작 시기는 알 수 없으나, 화풍을 보면 19세기 불화로 추정된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보존처리는 클리닝, 화첩이나 족자를 다시 만드는 재장황, 안정화 작업 순으로 이뤄졌다.

보존처리를 진행한 박지선 용인대 교수는 "제석천도와 치성광여래도는 과거에 수리했던 적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오염과 안료 박락(剝落·떨어짐)이 관찰됐다"며 "제석천도는 바탕 직물의 울렁거림과 꺾임 현상이 나타났고, 치성광여래도는 그림 가장자리가 액자에 가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치성광여래도는 19세기 중후반 서양에서 수입한 합성안료인 양록(洋綠)이 사용됐고, 도상에 따라 작가가 의도적으로 다른 안료를 선별해 채색하기도 했다"며 "치성광여래도는 액자, 제석천도는 족자 형태로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내년 4월 말에 아시아미술관과 함께 북미 지역 보존처리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국 문화재 보존처리 기법을 전수하는 워크숍과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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