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시기와 목적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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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시기와 목적에 의문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5.01.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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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 유상증자를 결정

대한항공의 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예상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증자를 결정한 시기와 목적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총 5천억원이다. 

예상 신주 발행가액은 전날 대한항공 종가보다 약 23% 낮은 3만5천300원이며, 신주 발행주식수는 기존 발행주식수의 24%인 1천416만주다.

회사가 밝힌 유상증자의 목적과 증권가가 대체로 기대하는 증자 효과는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차입금은 15조9천억원이며, 이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4천억원 규모다.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현금 5천억원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다면, 차입금 평균 금리를 약 2%로 가정할 시 100억원 규모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교보증권은 추산했다. 

유상증자로 자본이 늘고 부채가 줄면 부채비율도 낮아진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37%인데 유상증자로 5천억원의 자본이 보충되면 부채비율은 688%로 낮아질 것으로 KB투자증권은 분석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이 투자심리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 회사가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당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는 해당 회사 주가에 단기적 악재다.

대한항공의 이번 유상증자 결정도 이런 맥락에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 시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돼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했기 때문에 회사 측 입장에서 고려할 때 유상증자 발표 시점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에서 주주 우선 배정으로 유상증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대한항공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해운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배경에는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지분 33.23%를 보유한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다.

한진해운의 차입금 중 1조5천억원 가량의 만기가 올해 안에 도래하는 상황에서 에쓰오일 매각대금 유입이 예상보다 지연돼,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해운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우려하는 바와 같이 대한항공이 조달한 자금이 한진해운 지원에 사용된다면 대한항공의 주가는 계속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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