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판매 인기…작년 판매량 두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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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판매 인기…작년 판매량 두배 '껑충'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5.01.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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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홈쇼핑 통해 소액투자 확산

세계경제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함께 예금, 주식, 부동산 등 다른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장기 투자자산으로 금을 찾는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귀금속 도매상이나 은행권에 금을 공급하는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판매량은 2013년 704㎏에서 지난해 1천383㎏으로 1년새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 판매량이 무려 381㎏에 달했다.

지난달보다는 못하지만 이달 판매량도 20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판매량은 2천㎏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골드바 판매의 급증을 주도한 것은 바로 중산층과 서민들의 투자였다.

지난해 가을까지는 시가 5천만원 상당인 1㎏ 골드바 판매가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 수개월 새 소액 골드바 판매가 급증해 지금은 37.5g(10돈)과 10g짜리 판매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37.5g 골드바의 가격은 200만원, 10g짜리는 50만원 가량으로 중산층이나 서민들도 부담없이 투자할 만한 금액이다. 

한국금거래소의 송영길 이사는 "부자들만이 골드바 투자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며 "소액 투자가 급증한다는 것은 중산층, 서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금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전국의 모든 영업점으로 골드바 판매를 확대해 금 투자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은행권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8월부터 전 영업점에서 골드바를 판매한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1㎏ 짜리의 판매 건수 비중은 7.5%에 그친 반면, 100g 짜리는 43.5%, 10g짜리는 49%를 각각 차지했다.  

같은 달 국민은행도 100g 이하 소액 골드바의 판매가 94%를 차지했으며, 하나은행도 영업점에서 팔리는 것의 80% 이상이 소액 골드바다. 신한은행도 100g이 가장 많이 팔리며 10g이 뒤를 잇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골드바 판매에서 1㎏짜리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100g 이하의 비중은 갈수록 커져, 이제는 소액 골드바 판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홈쇼핑에서도 소액 골드바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골드바를 판매하는 CJ오쇼핑의 경우 1시간 방송에 주문이 10억원 넘게 들어와 CJ 측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슷한 시기에 골드바를 팔기 시작한 GS샵도 판매가 예상을 뛰어넘기는 마찬가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1㎏ 골드바보다는 100g짜리가 훨씬 많이 팔리고 있다"며 "순금을 쥬얼리 형태보다 골드바로 소유하겠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골드바의 대중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더해 투자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흔히 금을 안전자산으로만 생각하지만, 금 투자는 장기적으로 보유하지 않고 단기 시세차익만을 노리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장기 투자를 할 여력이 있는 부자들이 금 투자를 주도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연 2%에도 못 미쳐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지고, 주식과 부동산 가격도 수년째 거의 오르지 않는 시대를 맞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어차피 다른 상품에서 수익을 못 내는 만큼 금을 장기 투자할만한 상품으로 고려하게 된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국제 금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지만, 2004년 말 온스당 435달러였던 국제 금 가격은 이달 19일 1천273달러를 기록해 10년새 3배 가까이 올랐다. 장기 투자상품으로서는 괜찮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895에서 1,902로 두 배 오르는데 그쳤으며, 국제 원유 가격(WTI 기준)은 배럴당 43.4달러에서 47.5달러로 제자리 걸음을 해 수익률이 형편없는 수준이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의 이관석 팀장은 "금은 투자자산의 다변화 차원에서 자산의 10% 이내에서 분할 매수하는 것이 효과적인 투자 전략일 것"이라며 "시세 변동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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