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테마에세이ㅡ29번째 : 양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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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테마에세이ㅡ29번째 : 양준일기]
  • 이미영 객원기자
  • 승인 2020.07.28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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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일기
양준일 일기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영 객원기자] 초등학교 방학 숙제에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일기'다. 신나는 방학이 끝나가고 곧 개학이다. 다른 숙제는 그럭 저럭 했는데 일기는 정말 골치 덩어리다. 일기가 골치 덩어리인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기'란 '날마다 그날 그날 겪은 생각이나 느낌을 적는 개인의 기록'이다. 날마다 적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니 골치다.
개학을 앞두고 몰아치기로 쓴다. 먼저, 날씨를 써야하는 데 알수 가 없다. 친구 찬스를 쓴다. 공부는 그닥 못해도 개근상은 꼭 타는 성실한 친구 찬스다.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날씨를 베껴쓴다.

날씨는 완성이 됐고 내용을 쓴다. 그날 그날 쓰지 않았으니 진실할 수가 없다. 마지막 날 일기에 사실은 매일 쓰지 못했다는 반성글을 쓴다. 다음 방학 때는 그날 그날 쓸 것이라는 다짐도 쓴다. 그 다음 방학이 돌아온다. 언제 다짐을 했냐며 또 몰아치기 일기를 쓴다.

초등학교 때라고 매일 해맑고 행복할 수는 없다. 친구랑 싸운 날도 있다. 엄마한테 회초리를 맞은 적도 있다. 착한 언니를 꼬드겨 언니 용돈으로 찜해 놨던 인형을 사게한다. 밥상머리에서 버릇없이 굴다 엄마한테 혼이난 후 엄마 몰래 아빠랑 돈까스를 먹는다. 일기로 쓰긴 난감하지 않은가.

'일기'가 골치인 이유는 선생님이 검사를 한다는 것이다. 일기는 개인의 기록 인데 아무리 선생님이셔도 내 일기를 읽는게 싫다. 발가 벗은 나의 모습을 다 보여줘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일기를 안 써가면 벌을 받는다. 할 수없이 거짓으로 가능한 착한 나로 보일 수 있게 쓴다. 암튼 '일기'에 대한 필자의 추억은 그렇다.

지난 27일 '449tvㅡEP1-1'는  '주객전도 토크쑈ㅡ양준일기'라는 컨텐츠다. '양준일기'는  '양준일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쓴다' 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진이 양준일에게 질문을 던진다.

제작진: 일기 써 본지 얼마나 되셨어요?
양준일: 저는...초등학교때 일기를 쓰는 것도 누나들이 써 줬어요. 저는 절대 제 일기를 안 써요. 누가 대신 써 줄수 없나?

제작진들 빵 터진다. 그의 답을 듣고 보니 필자도 가끔은  착한 언니가 써 준 기억이 난다. 예상을 뒤 엎는 그에게 제작진이 또 질문을 한다.

제작진: '양준일기'에 기대되는 점은?
양준일: 사실 저는 기대 안 해요. 그래야지 재밌더라구요. 제작진이 많은 준비를 할 거라 생각하고...저는 거기에 같이 흘러가면 될 것 같아요.

대본 없이 그 때 그때 연기를 하는 즉흥배우의 기질을 가진 양준일 다운 답이다.

첫 번째  게스트로 초대된 최진석 교수는 인상적이었던 양준일의 인터뷰를 언급한다. 

'팬들이 내 힘든 과거를 잊게 해 준게 아니라 그 과거에 가치를 부여 해 줬다'라는 말에서 팬들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알수 있었어요.
ㅡ최진석ㅡ

이민자의 어린 시절 역시, 편견과 싸워야했던 양준일은 버티는 힘으로 이겨냈다고 한다. 최교수는 그의 버티는 힘이 순간에 대한 집중력이라고 설명한다. 순간에 대한 집중력,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양준일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자꾸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한다.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만일 우리가 지쳐 있다면, 자꾸만 미래를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을 보지 않고 미래만 바라본다면, 어떻게 현실에 충실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것은 이 순간뿐이다''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ㅡ양준일》

우리가 잡고 있는 순간이 고난일 때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면 패배한다. 

양준일: 살다가 고난과 아픔이 왜 존재했는지를 알게 된다면 거기에 대한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최진석:목표에 도달하지 못 하면 대부분 쉽게 무너지기도 하는데...일상을 견고하게 지키고 무너지지 않은 게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 ...고난과 수고없이 얻어 지는 건 없다.'

그가 일상을 견고하게 지키고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기저가 있다.
바로 그의 '인성 '이다. 그의 음악이 좋아서 그의 아트가 좋아서 팬들은 그를 소환했다. 그가 귀환한지 언 7개월이 된 지금은 어떤가. 팬들은 음악은 물론, 그의 선한 인성에 감동 하며 그를 응원한다.
선한 사람이 잘 되는 사회가 맞다.

누가! 도대체 왜! 선한 이에게 아픔과 고난을 퍼 붓는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상대방이 잘 하면 나는 더 잘 해서 발전하려는 선진 의식이 절실하다.  잘 됨을 끌어 내려 같이 내려가고야 말 것인가. 선을 행하면 후대가 복을 받는다고 한다. 죄를 지으면 후대가 벌을 받을 텐데...  

'449tv, 양준일기'에서 제작진은 자막에 그를 'lifewalker '라 칭한다.

''나를 '시간 여행자'라고 불러 주는 건 고맙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자다. 모두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지 않나? 굳이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라이프 워커 (Life walker)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 시간 위를 걷듯 인생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ㅡ양준일》

그의 소망은 음악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는 양준일, 그리고 간절히 그의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새로운 음악을 준비하는 양준일과 그의  팬들의 응원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지금의 고난과 아픔이 왜 존재했는지를 알게 될 것이며 반드시 그 가치를 알게 되는 날이 올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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