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400명 육박하는데도 느려지는 병상 확보…의료체계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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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400명 육박하는데도 느려지는 병상 확보…의료체계 무너지나
  • 김정미 기자
  • 승인 2020.11.21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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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육박" 의견도…방역당국 "3차 유행 시작" 공식선언
400명씩 발생 시 열흘 버티기 어려워…"병상 효율적 운영해야"
출처 : 뉴스1
출처 : 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정미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3차 유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만 363명이 쏟아지며 400명 선마저 위협하는 상황이다. 1~2주내 1000명 선까지 폭증할 것이란 경고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우려대로 겨울철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으나 확산세는 예상을 웃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행에 대비한 병상 확보 속도는 더디기만 해 의료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일 확진자 400명선 위협…대한감염학회 등 "1~2주내 1000명선 육박할 수도" 경고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63명으로 해외유입 43명을 제외하고 국내 지역발생 만으로 32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더욱이 20일 오전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벌써 297명에 달하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까지 추가되는 확진자 규모를 고려할 경우 21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될 확진자는 400명을 넘어설 수 있다.

국내 지역발생 사례는 0시 기준으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192→202→245→293→320명'등으로 연일 급증세다. 이에 따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227.7명까지 급상승했다. 단기 저점이었던 지난 10월14일 56.4명에 비해 4배나 폭증한 숫자다.  

상황이 긴박하게 흐르자 대한감염학회를 포함한 11개 전문학회에서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효과적인 조치 없이 1~2주일이 경과하면 일일 확진환자 수는 1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고까지 우려했다.

이같은 확산에 방역당국도 "3차 유행 여부는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에서 "3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공식화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유행 양상이 세 번째 큰 유행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확진자 증가 추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감염병 재생산지수가 급격하게 올라갔고, 작은 집단감염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병 확산은 당분간 안정화되기보다는 계속 확산할 수 있다"며 "큰 유행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3차 확산에 위증증 환자도 덩달아 증가…"확산세 꺾지 못하면 해외처럼 의료체계 망가져"

문제는 이같은 확산세에 위중증 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대비한 병상 확보가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전날 79명보다 5명 늘어난 84명을 기록했다. 2주전 50명선에서 80명대로 30명 넘게 증가했다. 11월7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위중증 환자 발생 추이는 '53→58→57→54→49→53→50→54→56→55→60→67→79→84명'을 보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140개, 일반환자의 병상을 활용하는 전국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391개로 총 531개다. 이중 19일 기준 잔여 병상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61개, 일반환자 병상활용 중증환자 치료병상 51개 등 112개에 그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중증환자 비율은 전체 확진자 중 약 3% 수준이다. 매일 400명씩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12명의 중증환자 역시 생겨나는 셈이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병상은 10일을 채 버티기 어렵다.

방역당국은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확충사업'을 통해 415병상을 추가로 확보해 내년까지 600여병상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추가로 확보된 병상은 국립중앙의료원 30개, 울산대 병원 8개 총 38개에 그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 겨울철 유행이 시작됐는데 아직도 병상 확보가 너무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는 거리두기 단계를 중환자실 역량이 있으니 버티겠다는 건데,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의료 시스템어 버틸 수가 없다"며 "미국이나 유럽처럼 중환자 치료를 못해 사망하는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 양상이 해외와 비슷하다"며 "이번 확진세를 잡지 못하면 자칫 외국처럼 의료체계가 망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현재는 중환자 치료 여력이 있는 상황이나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확산을 대비해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권역별 공동대응체계를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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