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경매, 코로나19에 주춤했지만…아파트 인기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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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경매, 코로나19에 주춤했지만…아파트 인기 '활활'
  • 이명옥 기자
  • 승인 2020.12.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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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매 진행건수 14만건…전년比 3.9% 상승 그쳐
주거시설 선호 현상 심화…"내년 강보합 전망"
연도별 법원경매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지지옥션 제공). (출처:뉴스1)
연도별 법원경매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지지옥션 제공). (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명옥 기자] 올해 부동산 경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지만 아파트 등 주거시설의 인기는 뜨거웠다.

21일 지지옥션의 '2020년 법원경매 결산 및 2021년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14만건(잠정치)으로 지난해(13만4794건) 대비 3.9%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은 크게 감소했다. 전년대비 물건 증가 수가 2018년에는 약 1만건, 지난해에는 2만건이었지만 올해는 5000여건에 그쳤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다. 국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이후 별다른 문제 없이 입찰이 진행됐으나 1차 대유행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법원 휴정 조치가 내려지면서 3월 진행건수가 3873건으로 뚝 떨어졌다.

2차 대유행이 발생한 8~9월에도 법원행정처는 전국 법원에 휴정을 권고했고 이달 3차 대유행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세번째 휴정 권고조치를 한 상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법원 휴정 조치가 없었다면 올해 진행건수는 15만5000~16만건으로 2015년에 기록한 15만2386건을 무난히 넘었을 것"이라며 "전례 없는 코로나19의 출현으로 경매 진행건수의 증가와 감소 양쪽 모두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주거시설은 올해도 자금과 경매 투자자를 빨아들였다. 올해 주거시설 진행건수는 총 6만2500건으로 지난해(6만1191건) 보다 2.1% 증가했다.

올해 전체 낙찰건수 4만9000건 중 주거시설 낙찰건수는 2만3300건으로 47.6%를 차지했다. 지난해(48.4%)에 비해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해 총응찰자 수는 19만5000명으로 지난해(17만2531명)에 비해 13% 증가했다. 이 중 주거시설의 총응찰자수는 12만5000명으로 비중이 64.1%에 달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3분기까지 서울을 제외하고는 경매시장에서 눈에 띄는 지역이 없었으나 4분기 들어서면서 김포, 파주, 울산, 부산이 급부상했다"며 "올해 쏟아져 나온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거시설의 낙찰가율은 83%를 기록해 지난해 79.8% 대비 3.7%포인트(p) 증가했다. 평균응찰자수도 5.4명으로 지난해(5.1명)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올해 주거시설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은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 소재한 아파트로 무려 119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 아파트는 과거 군부대가 있던 자리를 개발해 조성한 신도시에 있다.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세워졌고 뉴욕의 센트럴 파크 못지 않은 녹지도 갖춰져 있다는 점이 역대급 경쟁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2번째로 높은 경쟁률은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아파트로 92대 1을 기록했으며, 3위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아파트로 88명이 입찰서를 제출했다.

올해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주거시설은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의 주택이었다. 폐가 상태의 이 주택은 올해 6월 1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억62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인 260만원의 6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해당 물건은 공익사업 등의 이유로 철거 시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이축권'을 노린 투자로 보인다"며 "그러나 언제 공익사업이 진행될지는 미지수이기에 상당한 기다림을 요하는 투자"라고 분석했다.

이외에 서울시 강북구 번동의 다세대 주택이 831%의 낙찰가율로 2위를,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의 주택은 477%의 낙찰가율로 3위에 올랐다.

내년 부동산 경매에도 주거시설, 특히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주거시설 선호 현상은 내년에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상가 공실률이 올라감에 따라 투자자들이 주거시설로 갈아탈 생각을 더 굳힐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응찰자들이 감정가가 아닌 시세를 기준으로 응찰가를 산정하는 경향이 더 짙어지면서 내년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올해보다 더 높아지거나 최소한 강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특히 서울 아파트는 갈수록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유찰없이 낙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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