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대기업 오너들의 유치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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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면세점' 대기업 오너들의 유치전 치열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5.04.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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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김정미 기자]   27일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호텔신라와 합작법인을 세워 '국내 최대' 면세점을 짓겠다고 선언한 정몽규 회장은 최근 계열사 대표들이 모인 그룹 회의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이뿐 아니라 곧 관세청에 제출할 용산 아이파크몰 내 면세점의 설계·인테리어 등까지 직접 도면을 보며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임원들에게는 "현대산업개발의 '뿌리'인 건설업의 장점과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최고 수준의 면세점 매장을 마련하라"는 '특명'도 내렸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지난달 말 정 회장과 직접 만나 '합작 면세점'을 성사시킨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서울 시내 면세점 프로젝트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두 회사 실무진이 참여해 면세점 사업을 준비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격려하며 "용산이 최적의 입지인만큼 우리(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 능력을 더해 동북아 최고의 관광상품 단지로 육성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이 시장은 합작 면세점을 통해 전자상가 등 용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 KTX 호남선이 지나는 입지 특성을 살려 호남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방안, 한류 이벤트·공연장으로서 활용하는 방안 등 구체적 방향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호텔 신라 관계자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면세점 아니라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용산·지방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동북아권의 대표 관광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사장의 지론"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면세점을 주축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 같은 경영 비전을 바탕으로 정 부회장은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했고 지난해 김해공항에 두 번째 면세점을 열었다. 올해 2월에는 마침내 '숙원'이었던 인천공항 면세점 입성에도 성공했다.

정 부회장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처음 선정된 뒤 "우리는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 아웃렛 사업 등을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유통 전문기업이기 때문에 역량은 가장 앞서 있다"며 "신세계는 면세점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면세사업과 지역관광을 연계, 지역경제와 중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로 개발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재벌 오너들이 직접 면세점 사업을 챙기는 것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백화점·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이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그룹 또는 유통부문에서 새로운 '먹을거리'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면세점 시장 규모는 ▲ 2010년 4조5천억원 ▲ 2011년 5조3천억원 ▲ 2012년 6조3천억원 ▲ 2013년 6조8천억원 ▲ 2014년 8조3천억원 등으로 최근 해마다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불황 속에도 연간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시장에 재계 주요 그룹이 주목하고 역량을 쏟아 붓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갤러리아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가 지난 23일 '중국 관광객이 좋아하는 금빛'의 여의도 63빌딩을 앞세워 서울 시내 면세점에 도전한 것도 그룹 김승연 회장의 판단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유통 등 서비스 사업 분야에서 어려운 시장환경을 딛고 더 높은 목표를 행해 도전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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