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상승 불똥 결국 세입자에?…"월세 선호, 전세 소멸 앞당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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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상승 불똥 결국 세입자에?…"월세 선호, 전세 소멸 앞당길 것"
  • 김진수기자
  • 승인 2021.03.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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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출처=뉴스1)
서울 노원구의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기자]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월세 전환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증가 부담을 월세 전환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이 의도와 달리 세입자 전가 피해로 이어져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은 평균 19.91% 올랐다. 지난해 상승 폭(17.75%)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전국 기준으로도 19% 이상 오르면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급 공시가격 상승에 집주인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16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 이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는 공시가격 성토장이 됐다. 수도권 아파트 2채를 가지고 있는 A씨는 "집을 팔 때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부동산 '불로손실'도 환수해주냐"고 꼬집었다.

공시가격 상승은 자연스레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증가로 이어진다.

종부세 대상자는 공시가격 상승 폭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유세 증가 부담을 떠안게 된다. 종부세가 누진제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 아파트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의 올해 공시가격은 15억5000만원이다. 지난해(13억9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11.5%) 올랐다. 공시가격 증가 폭은 서울 평균에 못 미치지만, 보유세는 지난해 561만원에서 올해 845만원으로 284만원(50.6%) 증가한다. 보유세 증가율은 공시가격 상승 폭의 4배 이상에 달했다.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국토부가 모의 계산한 강남 3주택자는 올해 보유세 2억5000만여원으로 지난해(1억여원)의 2.5배에 달했다.

부동산업계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 증가로 '소유와 거주의 분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테면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한 집주인은 살던 집을 월세 놓고 저렴한 외곽 지역 전세로 거주하는 현상이 증가할 것이란 얘기다. 

특히 보유세 증가로 집주인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를 월세로 돌려 현금을 확보해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32%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40%(11월)까지 치솟았던 월세 거래 비중은 올해 들어 감소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으로 전세보다는 일종의 현금 흐름인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이 현상은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흐름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보유세 전가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 월세"라며 "공시가격 현실화가 정책 의도와 달리 (보유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월세 시장 불안이 지속하고 (높은 전·월세 가격은) 매매가격을 떠받쳐주는 효과를 보인다"며 "공시가격 현실화 방향은 옳으나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