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은행채 만기, 전년비 8.5조 많아…은행채 발행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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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은행채 만기, 전년비 8.5조 많아…은행채 발행 압력↑
  • 김진수
  • 승인 2021.05.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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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시장 금리가 들썩이면서 은행권 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이 갚아야 할 빚이 작년보다 많아진 탓에, 앞으로 금리 상승 기조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0.761%에서 올 3월 말 0.886%까지 올랐다. 장기물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277%에서 1.815%로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대출 금리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한다. 은행들은 기준금리로 은행채나 은행들이 조달한 자금의 평균 지수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를 사용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7월말 2.92%에서 올해 3월말 3.70%로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45%에서 2.73%로 올랐다.
  
은행채 금리는 앞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의 바로미터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월 말 1.020%에서 4월 말 1.137%로 올랐고 이달 들어서도 1.157%까지 상승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까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시장금리가 들썩이는 모습이다.
    
은행권이 갚을 빚이 많아졌다는 점도 은행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채 만기 도래분은 모두 39조1320억원이다. 전년 동기 30조5738억원 대비 8조5582억원 많은 규모다.
    
은행들이 채권을 새로 찍어 만기를 막는 '차환' 방식으로 은행채를 상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은행권의 채권 발행 수요는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 만큼, 발행 수요가 클수록 발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인 금리도 올라간다. 공급이 많아질수록 은행들끼리 경쟁이 붙어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년 이하 단기물의 경우 향후 경제전망 등 거시경제 요인보단 채권 시장에서의 수급과 공급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차주들이 체감하는 금리 상승폭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그렇잖아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깎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머니 무브'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이 줄어드는 등 은행들의 수신 상황이 좋지 않아, 굳이 차환 목적이 아니라도 은행채를 발행할 수요는 있다"라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올리고 있어, 차주들의 느끼는 대출 금리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는 전체 가계대출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70% 이상이 은행채 등에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은 이들보다,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이들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 1630조2000억원 기준으로 대출 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하면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1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