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4대그룹과 오찬 간담회…이재용 사면 거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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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4대그룹과 오찬 간담회…이재용 사면 거론될까
  • 박영심
  • 승인 2021.06.0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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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4대 그룹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것은 2020년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특히 4대 그룹만 별도로 오찬을 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에 취임한 후 이번이 처음으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정·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올해 신년인사회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주재하는 형식으로 열려 재계에서는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만 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이날 오찬에는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등이 참석한다. 삼성에서는 지난 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부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오찬은 4대 그룹이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44조원 규모의 대(對)미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기여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감사 의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미 상무부가 주최해 정상회담 직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구축에 170억달러(약 19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와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통해 약 140억달러(15조78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74억달러(약 8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양국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대 그룹 관계자들을 일으켜 세워 "땡큐(Thank you)"를 연발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4대 그룹의 기여에 감사를 표하고,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양국 간 경제협력 후속 조치와 관련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차세대이동통신(6G)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오찬 참석자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구두로 건의할지도 관심사다. 경제인 사면은 주요 경제단체가 건의하면 이를 대통령이 고려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는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이미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주요 경제단체 공동명의의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특히 4대 그룹 총수들은 정례적으로 모임을 가질만큼 친분이 두터워 이날 유일하게 불참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과 사면의 필요성을 참석 총수들이 문 대통령에게 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론에 대한 질의에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사업 경쟁력을 높여갈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여러 가지 형평성이라든지, 과거의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충분히 많은 의견을 들어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핵심 산업인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수소 등에 대한 정부의 육성 로드맵과 같은 것을 민관이 합동으로 만들어나가자는 제안이 오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오는 3일에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5개 경제단체장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징벌적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등 기업 규제 입법에 대한 입장을 비롯해 노사관계, 최저임금, 주52시간제 등 경제계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손경식 경총 회장이 지난 4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간담회에서 사면을 건의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김부겸 총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재차 건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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