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며 기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7~8월엔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이 될 만한 일들이 양측을 기다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22~2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의 '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에 대해 분명한 거절 의사를 표출했다.
그럼에도 한미 당국은 특별한 동요 없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북측의 입장변화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북미 간 '밀당'(밀고 당기기)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7월엔 북한과 중국의 '밀착' 행보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올 7월1일은 중국 공산당 창당 제100주년, 그리고 같은 달 11일은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 체결 제60주년이란 점에서다.
가뜩이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북중 밀착은 한반도 정세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북중 양국은 친선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 대외연락부는 앞서 23일 김 총비서 방중 3주년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2주년을 기념해 북한과의 공동좌담회를 개최했다.
또 북중 양측은 이보다 앞선 21일엔 서로 상대국 주재 대사를 통해 중국 인민일보와 북한 노동신문 등 상대 당 기관지에 특별 기고를 나란히 실었고, 같은 날 부한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에선 시 주석 방북 2주년 기념 사진전시회도 개최됐다.
북한이 중국과의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단기간 내 실익을 확보하게 된다면 미국과의 대화 재개 시점은 그만큼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 입장에선 중국과의 협력이 대미협상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단 얘기다. 이 경우 미국과의 긴장 혹은 교착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또 올 8월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 한미훈련이 북한이 자신들에 대한 대표적 '적대시 정책'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될 경우 북한의 반발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미훈련의 축소 또는 취소가 북한의 대화 복귀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미 정부 당국도 관련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올해 '상반기 남북관계 복원, 하반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으나, 그동안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정부 관계자는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줄 변수가 발생하기 전에 북한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도록 대화·협력 기조를 일관되게 발신할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