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현미경' 심사 개시…3대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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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면세점 '현미경' 심사 개시…3대 쟁점은
  • 안상훈 기자
  • 승인 2015.06.05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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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수요지론·독과점론·서울 균형발전론 각축

[코리아포스트=안상훈 기자] 관세청이 4일 신규 면세점 신청을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했다. 관세청은 신청서를 낸 대기업 7곳과 중소·중견기업 14곳을 대상으로 이르면 5일부터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입찰 자격 여부를 검토한 뒤 이달 10일까지 현장 실사를 벌여 면세점 입지와 주변 환경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제출서류가 현장과 부합하는 지를 보는 것이다. 그 절차를 마치면 특허 심사위원회가 꾸려진다. 전문가와 관계부처 공무원이 공동 참여하는 형식이다. 이어 7월 중 각 사업자의 프레젠테이션(발표)을 듣고 토의를 거쳐 최적임을 뽑게 되는데 현재로선 7월 중순께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심사과정에서 최적 수요지론, 독과점론, 서울 균형발전론 등 3가지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적 수요지론 부상…"관광산업 발전 최적지는?"

정부가 15년 만에 서울 시내 면세점을 개설키로 한 정책적 취지는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로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관세청이 공개한 평가기준 및 배점표 역시 경영능력과 투자, 매장 규모의 적정성에 많은 배점을 두고 있다.

관세청은 구체적으로 ▲관리역량(250점)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포함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포함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포함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으로 배점을 확정했다.

따라서 업계에선 수요가 있는 곳에 면세점이 추가 개설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아울러 쾌적하고 품격 높은 면세점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면세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명동, 동대문, 용산, 여의도, 강남을 입점 후보지로 내건 각 기업은 나름의 최적 수요지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 명동과 동대문을 후보지로 정한 신세계, 롯데그룹, SK네트웍스는 신규 면세점 확보를 위해 관광버스 주차난으로 인한 교통 혼잡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신세계는 관광버스로 고객을 실어 나르는 단체 관광객 중심 면세점 운영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적의 구매력 높은 개별 관광객 수요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또 물리적으로 대형 주차장을 확보할 공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차량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관광버스 주차장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 독과점론…"롯데·신라, 더는 안 돼 vs 전문기업이 해야"

서울 대기업 면세점 입찰에 신세계그룹의 신세계디에프, 현대산업과 호텔신라 합작법인인 HDC신라, 롯데면세점, 이랜드, SK네트웍스(워커힐), 현대백화점과 모두투어 등 중소기업 합작법인인 현대DF, 한화(갤러리아)가 출전했다.

이 가운데 롯데와 신라는 국내 면세점 사업의 양대 산맥으로 통한다.

작년 매출 규모로 보면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4조3천502억 원의 45.4%를 차지했다. 이어 신라면세점 1조1천521억 원(26.5%), 롯데면세점 잠실점 4천820억원(11.1%), 동화면세점 2천919억원(6.7%), 워커힐 면세점 2천747억원(6.3%),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1천732억원(4.0%)이다.

롯데면세점 3곳이 60.5%로 압도적이고, 신라면세점 역시 26.5%로 과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동화면세점의 지분을 19.9%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와 신라는 독과점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호텔신라는 일찌감치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법인이라는 우회로를 택해 HDC신라를 설립하고 용산 아이파크몰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호텔신라의 이런 행보에 가장 긴장한 기업은 롯데다. 롯데는 독점 논란의 직격탄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면세점 입찰에 조심스럽게 대응하다가 호텔신라의 합작법인 선회를 계기로 적극 대응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는 이번 신규 면세점 입찰전에서 호텔신라의 공세를 방어해야 연말로 특허가 만료되는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재입찰전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면세점 진출을 꿈꿔온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 등은 독과점 구도의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와 호텔신라는 "면세점 사업은 전문기업이 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맞선다.

◇ 서울 균형발전론…"강남북 분산, 동대문·여의도·용산도 검토해야"

현대백화점은 근래 개별관광을 선호하는 유커의 강남행이 많다며 강남북 동시 발전론을 강조한다.

강남구 삼성동 소재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정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600만명으로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53%에 달했다면서, 이를 감안한 신규 면세점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3곳·카지노·코엑스몰·백화점 등 각종 인프라에 성형외과·피부과 병원이 밀집한 의료관광 여건, 도심공항터미널 등을 갖춘 강남이야말로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 면세점을 운영할 적격지라는 것이다.

HDC신라는 전자상가와 연계한 용산 아이파크몰 면세점은 용산 지역 경제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화는 황금색 '여의도 63빌딩'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여의도 부흥을 외치고 있다.

동대문이 유커의 선호 쇼핑지로 떠오르면서 동대문 발전론도 힘을 받고 있다.

이번 면세점 쟁탈전에서 롯데면세점과 패션협회가 동대문 피트인에, SK네트웍스가 동대문케레스타를, 그랜드관광호텔이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 '헬로APM' 건물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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