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화려한 신라 지방 금귀고리 의성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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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화려한 신라 지방 금귀고리 의성 출토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5.06.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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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제외한 지방에서 출토된 가는고리 금귀고리(세환이식·細環耳飾) 가운데서는 가장 화려한 유물이 경북 의성의 신라시대 대규모 지방 수장층 공동묘지인 대리리 고분군에서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은 의성군 금성면에 소재하는 신라시대 고분인 대리리 45호분을 발굴조사한 결과 경주 천마총 출토품과 유사한 가는고리 금제 귀고리 1쌍을 수습했다고 8일 밝혔다.

조사단은 봉분이 이미 훼손된 이 고분을 발굴조사한 결과 중심부에서 시신을 묻는 주곽(主槨)과 부장품을 위한 공간인 부곽(副槨)이 '11'자 형태로 나란히 배치된 매장 시설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 무덤은 모양으로 볼 때 흙으로 봉분을 쌓은 대형 봉토분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곳에서는 장식이 달린 금제 귀고리 한 쌍과 허리띠 장식 2벌을 비롯해 굽다리접시(유개고배·有蓋高杯), 짧은굽다리접시(대부완·臺附碗), 목이 굵고 긴 항아리(장경호·長頸壺)를 비롯한 토기류와 다양한 말갖춤용품(마구류·馬具類)이 출토됐다.

특히 무덤 주인이 착장했던 것으로 보이는 귀고리는 중간고리까지 금 알갱이를 화려하게 붙여 장식한 공예품으로 드러났다.

이런 양식의 귀고리는 지금까지 경주를 비롯한 신라 권역에서는 확인된 예가 드물며, 가장 유사한 유물로는 경주 천마총 출토품이 있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신라 고고학 전공인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금 알갱이를 잔뜩 붙이고 금판을 접어 장식한 신라 세환이식으로 신라에서 6세기 전반에 잠깐 유행하는 양식"이라면서 "세환이식으로는 신라의 지방 출토품 가운데 가장 화려하며, 왕족 소유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교수는 "이는 곧 신라시대에는 짧은 시기에 제작돼 유통된 것을 의성 일대 수장층이 공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금성산 일대에 묻힌 사람들이 신라시대에 어떠한 위상을 누렸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금성산 일대 고분군이 신라의 지방 고분으로는 경북 북부 지역에서는 최고인 점은 이곳이 신라시대에 교통의 요지인 점과 밀접하다고 본다"면서 "금성산 고분군 발굴성과를 볼 때 이곳이 마치 신라의 '지하 명품숍'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출토 유물로 미루어 대리리 45호분은 천마총과 비슷한 6세기 전반 무렵에 만든 무덤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이 (사)한국매장문화재협회(회장 조상기)에 위탁 추진 중인 비지정 매장문화재 학술조사사업의 하나로 실시됐다.

대리리 45호분 주변 탑리, 학미리 일대에는 '의성 금성산 고분군'을 비롯한 신라 고분군이 집중 분포한다.

이번 발굴성과는 오는 9일 오전 10시 의성 조문국박물관과 발굴현장에서 일반시민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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